시중은행은 인공지능(AI) 기반 ‘챗봇(Chat-bot)’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챗봇은 ‘수다를 떨다(Chat)’와 ‘로봇(robot)’의 합성어다. 사람이 아닌 AI와 정해진 패턴에 따라 텍스트·음성 등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형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주로 상담원을 대신해 소비자 응대 등에 활용된다.
은행권은 2017년부터 모바일뱅킹 등에 소비자 상담 목적의 챗봇을 도입했다, 초창기에는 복잡한 질문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 성능이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챗봇 역시 진화를 거듭해 AI 은행원다운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운영하는 챗봇의 기본 골조는 비슷하다. 계좌조회나 상품 설명, 금리 안내 등 소비자 문의가 많은 항목에 대해 굳이 상담원을 연결하지 않고도 정보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자동 상담 서비스를 구현했다.
특히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카카오톡’ 형식의 인터페이스를 갖춘 것도 공통점이다. 여기에 각 은행만의 기능과 서비스를 더해 차별성을 확보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AI 챗봇 서비스를 ‘FCC(Future Contact Center) 챗봇’으로 전면 개편했다. FCC 챗봇은 이용자가 문의한 내용을 AI가 분석해 답변해주는 AI 서비스다.
이번 개편은 모기업인 KB금융그룹이 추진하는 ‘KB FCC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프로젝트는 KB금융 계열사의 고객센터를 클라우드와 AI 등 혁신기술 기반의 컨택센터 인프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하나은행은 앞서 9월 ‘하이챗봇’을 전면 개편했다. 챗봇의 기본적인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소비자별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해 만족도를 높였다. 또 소비자가 문의한 내용을 모바일뱅킹 ‘하나원큐’에 자동으로 연계시켜 이용 편의성도 개선했다.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협업해 자연어처리기술(NLP)을 자체 개발하고 대화 시나리오와 지식 데이터를 확장했다.
챗봇은 소비자 상담뿐만 아니라 업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챗봇 서비스인 ‘오로라’를 통해 안심전환대출 상담과 대출 신청까지 가능한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우리은행 역시 챗봇을 통해 해피콜과 연체 지원, 소비자 만족도 설문 등 보다 다양한 업무를 처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챗봇 이용자 수가 지속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고도화 작업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