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부도 위험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자산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레고랜드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이행 논란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신종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평균은 75bp(100bp=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2bp)보다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2017년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CDS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13조8544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부도 위험이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지주사 CDS프리미엄 상승의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 하는 차주들이 늘어날 경우 금융지주도 위험하다는 평가다.
또 9월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국내 회사채 시장이 자금경색에 빠진데다, 최근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 번복하면서 떨어진 국내 금융시장 신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의 CDS프리미엄은 지난해 말 22bp에서 이달 4일 75bp로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24bp에서 73bp로 상승했다.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각각 22bp에서 77bp로 올랐다.
금융지주사들의 CDS프리미엄은 올해 상반기 50bp대로 상승했다가 8월 30bp대로 떨어졌지만, 9월 다시 40bp대로 올라온 뒤 지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