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이 20%에 불과해 칩(Chip)4 동맹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장비 수입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장비 자립화율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반도체장비 수입의 77.5%를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에 의존하고 있어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장비 시장은 세계 5대 반도체장비업체가 79.5%를 점유할 정도로 기술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의 특성을 띠고 있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장비 교역액은 전년대비 2.4% 성장하며 역대 최대인 1012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장비 1~3위 수출국은 일본·미국·네덜란드며 1~3위 수입국은 중국·대만·한국이다.
수입국인 한국과 대만은 미국·일본·네덜란드산 수입의존도가 70%를 넘으며, 중국도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는 반도체장비 시장의 높은 기술장벽, 독과점 구조 등으로 짧은 시일 내 장비 국산화와 수입국 다변화를 이루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상지 무역협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칩(Chip)4 동맹에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이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협회는 미중갈등으로 미국의 첨단 반도체장비가 중국에 수출 금지 된 상황을 기회로 판단했다.
최근 미국의 첨단 반도체장비 대중국 수출규제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반도체장비 수입증가율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의 반도체장비 수입은 연평균 29.6% 늘었다. 지난해엔 역대 최대인 386억달러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반도체장비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로서는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겼다”며 “이 기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넓히면서 국내 반도체산업 기반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