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재가동을 검토하고 있다.
채안펀드는 회사채 수요를 늘려 채권시장 경색을 막는 용도로 사용됐다.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와 함께 채안펀드까지 준비될 경우 사실상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총동원되는 셈이다.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위)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조원 규모로 조성을 추진해온 채안펀드 재가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 펀드는 2008년 10조원 규모로 처음 조성됐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보다 10조원 늘린 20조원을 최대 목표로 다시 조성됐다.
금융당국은 채안펀드 조성 후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지원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3조원가량을 모집해 투자를 집행했고 현재 1조6000억원이 남아있다.
채안펀드가 재가동되면 기존에 남은 1조6000억원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을 우선 재개하고 부족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 증권사 등이 추가 출자하는 재약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기본적으로 우량 회사채가 지원 대상이지만 구체적인 지원 대상은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채안펀드 재가동을 검토하는 것은 금리 상승 기조로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9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3440억원으로 집계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1월(8조7710억원) 대비 39.1%, 전년 동기(8조4950억원)보다 37.1% 급감한 규모다.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회사채(신용등급 AA-) 3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연 5.3%대로 오른 상태다. 연 4% 언저리였던 8월 초 대비 두 달여 만에 1%포인트(p) 넘게 급등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증권 시장 안정을 위해 10조원 수준의 증안펀드 신속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증안펀드는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증권사·은행 등 금융사와 유관기관들이 마련한 기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