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의 채무보증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뛰어든 증권사 등 금융사들의 리스크는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8곳의 올해 상반기말 채무보증 규모는 47조8775억원이다. 이는 1분기말 대비 3조486억원(6.8%) 늘어난 수치다.
채무보증은 금융상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등이 매입약정과 확약을 해주는 조치다.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부터 IB(기업금융) 시장 확대를 위해 부동산PF 부문 채무보증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실제 증권사 28곳의 지난해 1분기 채무보증은 36조655억원이며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이후 2분기는 37조8392억원(4.9%), 3분기 39조7192억원(4.9%), 4분기 42조6002억원(7.2%), 2022년 1분기 44조8288억원(5.2%) 등으로 분기별 평균 5.55%씩 증가세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PF 개발에 참여한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의 리스크는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PF 부실화는 단기물 후순위 성격의 브릿지론에서 표면화하고 있으며 관련 채무보증, 자산 비중이 높은 증권사, 캐피털, PF대출펀드 중심 운용사부터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PF 시장 리스크는 주로 브릿지론 단계부터 드러나고 있다”며 “2020년부터 주택시장 호황으로 본PF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 경쟁은 심화되지만 올해부터 사업성 저하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난 점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PF는 차주의 △신용도 △담보 등 대신 프로젝트의 예상 분양수익을 기반으로 자금을 모으는 금융 기법이다. 통상 부동산개발에서 시행사는 자본력이 취약해 단계마다 필요한 자금을 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초기 단계까지 필요한 운영자금 대출은 리스크가 커 △증권사 △저축은행 등이 후순위대출 형대로 참여해 자금을 조달하고 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한 자금을 일시 조달하는 대출인 ‘브릿지론’ 단계를 거친다.
이 연구원은 “PF 유동화증권 가운데 브릿지론 비중은 2020년 상반기 14.6%에서 하반기 22.7%로 커졌다”며 “브릿지론 구성 주체인 증권사, 부동산 운용사들은 주로 후순위채권으로 참여하는 데다 대체로 담보가치가 하락한 경우가 많이 이 같은 상황에서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를 막론하고 자본대비 과도한 부동산과 사업 초기 단계, 중후순위채권 익스포저 등이 높을 경우 외부 시황에 따라 리스크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