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사상 첫 3만5000달러를 돌파했다. 1인당 GNI는 2019 이후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0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1년 국민계정(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5373달러다. 연평균 환율 기준으로 1인당 GNI는 우리 돈 4048만원에 해당하는 셈이다. 1인당 GNI가 3만5000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눠 구한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유용하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17년 3만1734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만달러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후 2019부터 2020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야 다시 늘어나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9501달러로 1년 전보다 8.6% 늘었다. 원화로는 5.3% 증가한 2231만원이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지출 여력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노동소득분배율은 2020년과 지난해 모두 68.4%를 기록, 2년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노동소득분배율은 한 나라에서 그해 생산 활동으로 발생한 소득 가운데 자본을 제외한 노동에 배분되는 몫을 말한다. 급여, 즉 피용자보수를 국민소득(NI·피용자보수와영업잉여의 합계)으로 나눈 값이다.
한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재정포럼 2022년 4월호에 따르면, 장기적 관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은 감소하고 있다. 로봇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국가별 상황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원은 풀이했다. 이번 지표에서 보듯,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 사정은 좋은 방향으로 유지 중인 셈이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 4.1%를 기록했다. 2010년(6.8%) 이후 1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총저축률은 36.3%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p) 상승했고, 국내총투자율은 0.1%p 상승해 31.8%로 집계됐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1인당 GNI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배경에 대해 “경제성장률이 증가하고 원화가 절상된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