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을 통한 힐링이다.
폴란드 이커머스 기업 PICODI가 구글 검색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가드닝’의 검색량은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실내·외에서 정원이나 화분을 가꾸는 일에 대한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 속 정원 등 자연의 공간은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다양한 지각에 대한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 효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
-사람·관광객·흑두루미가 느는 3多도시, 호남3대도시 순천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3년, 인구 30만도 채 되지 않는 도시 순천에서 국제 규모의 정원박람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2009년 9월 16일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승인을 받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는 세계 총 23개국이 참가했으며, 6개월 동안 44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2015년 순천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을 품은 생태도시로 국내·외에 알려졌고, 자연이 주는 싱그러운 삶의 여유는 순천시민이 누리는 큰 특권이 됐다.
산업화 대신 자연과 생태의 가치를 선택한 철학과 혜안은 세계 최초 람사르 습지도시 지정, 시 전역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 등재 등 순천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인정받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그 가치는 기후위기의 시대인 지금,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2020년 광주·전주에 이어 호남 3대 도시에 등극해 인구감소 시대를 역주행하는 기염을 달성했고, 전남에서는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성장했다. 사람과 관광객이, 흑두루미가 꾸준히 늘어나는 사실은 살기좋은 정주여건과 쾌적한 자연환경의 커다란 방증이다.
-대한민국을 알리는 정원 외교의 문을 열다.
2006년 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프랑스 낭트시에 한-프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순천동산’이 조성됐다. ‘순천동산’은 프랑스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한국식 자연정원으로 한국의 전통문화와 순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프랑스 롱스시에는 순천만을 주제로 한 황지애 작가의 ‘순천만정원’ 이 조성돼 한국정원과 순천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순천시는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 유럽에 8개, 미국에 10개, 터키·몽골·일본·중국 등 아시아에 5개 총 23개의 한국정원을 조성해 한국의 정서가 담긴 K-가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정원 외교의 가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 K-가든의 바람이 불어온다.
전문가들은 K-가든 열풍의 경계선을 2010년으로 꼽는다. 2010년 국내 첫 정원박람회가 경기도에서 열린 이후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되며 가드닝 붐의 전국적 확산이 본격화됐다. 그 결과 국내 정원박람회는 전국 9곳으로 확산됐고 최근 전주와 대구에서도 준비 중이다.
이에 맞춰 정부예산 증가, 신규 소비자 유입, 시장 확대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각종 자격증, 정책, 법률도 뒷받침되는 중이다.
특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국가에서는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순천에서는 2015년 국가정원과 정원산업 조례가 만들어졌다. 현재 서울 3개, 광역시 6개, 세종 1개, 기초자치단체 30개로 모두 40개 지방에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정원산업의 붐이 무섭다.
올해 초 산림청은 한국 정원의 표준이 되는 ‘K가든 모델’을 개발, 한국 정원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국가 간 우호협력의 상징 등으로 세계 곳곳에 세워진 한국 정원 41개 중 보수가 필요한 16개 정원에 대해서는 보수·복원 공사를 진행한다. 이들 한국 정원은 사실상 K가든의 ‘모델하우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 산림청은 지난 3월 17일 정원 관련 산업·문화를 집중 육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제2차 정원 진흥 기본계획’도 추가로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정원을 향유할 수 있도록 현재 421개인 국내 정원의 수를 2025년까지 2,400개 수준으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특히 도시민들을 위해 실내정원이나 스마트가든 등 생활밀착형 정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30만 정원도시 순천,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도시 순천은 지금 ‘30만 정원도시’를 목표로 항해 중이다.
2021년 6월, 순천은 미래비전인 ‘30만 정원도시 순천’을 발표했다. ‘30만 정원도시 순천’은 살기 좋은 정주여건과 쾌적한 자연환경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모든 시민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자족도시다.
지난 3월 순천만가든마켓의 개관을 시작으로 지난해 2차례의 순천정원도시 비전포럼 등을 개최하는 등 순천형 K-가든모델 개발로 정원문화와 정원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가칭)도시정원진흥법 제정’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정원도시를 법제화하고, 정원도시 간 ‘도시정원협의체’ 구성을 통해 30만 정원도시 완성의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10년마다 개최하는 네덜란드 플로리아드, 독일 국제정원박람회(IGA)처럼, 2023년에는 개최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4.22~10.22)’를 선보이고, 2033년에는 도심의 중심인 봉화산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정원박람회를 통한 도시재생과 새로운 녹색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새정부 국정과제 반영을 위해 순천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죽도봉 일원에 순천의 랜드마크인 ‘죽도봉 미라클가든 조성’과 소재 생산부터 유통, 교육, 문화까지 정원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정원문화산업 플랫폼 구축’ 등을 담고 있는 ‘대한민국 1등 정원도시 순천 조성’을 지역 현안 건의사업으로 정하고, 새정부에 적극 건의했다.
앞으로의 정원은 단순한 녹색 공간이 아닌, 도시를 아름답고 활력 넘치는 환경으로 채워나가는 공공재(公共財)이자 문화적 캠프(camp)로서의 위상을 가질 것이다.
정원의 공공화(公共化)를 꿈꾸는 대한민국 1등 정원도시 순천이 써내려갈 K-가든의 새로운 역사를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순천의 위대한 꿈이 현실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