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상담, 가맹점 상권분석 서비스, 마이데이터 카테고리 확장 등에 공들이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생태계 확장은 가속화하고 있다. 당장 AI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 신사업을 키우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NH농협카드는 AI 기반의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다. NH농협카드는 가벼운 일상 대화가 가능한 '칫챗' 기능을 적용해 차별화를 뒀다. 기존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어려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 등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가 목표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소비자는 칫챗에 '여행 가고 싶어', '사랑해' 등 150여개 대표 질문과 약 2900개 유사 질문에 대한 상호 소통을 할 수 있다"며 "이 서비스는 단순 상담업무에서 나아가 쌍방의 일상적 대화로 '금융 앱은 어렵다'는 인식을 변화시키며 소비자 유입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말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AiCall'을 기반한 불완전 판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였다. AI 상담원이 카드론, 리볼빙 등 금융상품 이용 소비자에 전화해 상품 이해력 등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리브메이'에 'AI 투자 날씨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주식투자 정보를 '맑음', '흐림' 등 투자 정보를 날씨처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AI 투자 날씨 서비스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콴텍투자일임'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됐다.
카드업계는 사업 확대를 위한 AI 전문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롯데카드는 지난 2월 AI 상권분석 플랫폼 기업 '창업인'과 빅데이터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별 업종 정보와 업종별 가맹점 위치 등 카드 가맹점 데이터 기반의 상권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인은 자사 플랫폼에 반영에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삼성생명, 화재, 증권, 벤처투자 등 삼성 금융 계열사와 함께 '제3회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은 지난 2019년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혁신 금융을 위한 신사업 개발 기회를 찾고, 핀테크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열리고 있다.
삼성금융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에이슬립은 1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가해 AI 기반의 수면 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카드는 교육기술 플랫폼 아테나스랩과 협력해 공동 캠페인을 운영, 교육 결제 분야 협업을 확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업계가 소비와 가맹점 등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스타트업에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자체적인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당장의 수익성보다 신사업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