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실적부진을 딛고 올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넥슨은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IP를 기반으로 신작을 선보이고 게임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8530억원(엔화 2745억엔) 영업이익 9516억원(엔화 915억엔)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대비 각각 6%, 18%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1조1943억원(1149억엔)으로 집계됐다.
넥슨 측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매출 호조와 ‘서든어택’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연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선전했다”며 “그러나 2020년 연간 모바일 매출 역대 최대 기록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신작 개발에 집중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장르·플랫폼 넘나드는 신작으로 라인업 강화
넥슨은 올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IP(지식재산권) 타이틀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먼저 넥슨의 대표 IP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오는 3월24일 출시한다.
네오플의 액션 장르 개발 노하우를 총 집약한 최고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원작 고유의 호쾌한 액션성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녹여낸 액션 RPG다. 수동 전투 방식을 도입해 오락실 액션의 손맛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해 12월 단 6시간 동안 진행한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수십만 명의 이용자가 몰리며, 수동 전투와 2D 도트그래픽, 편리한 스킬 사용 등 게임성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글로벌 멀티 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3억8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카트라이더’ IP를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한 차세대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PC와 콘솔 간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다. 지난 12월 진행한 CBT의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다.
3인칭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는 PC와 콘솔(PS5, Xbox Series) 멀티 플랫폼으로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 타이틀은 EA 출신 패트릭 쇠더룬드가 설립한 스웨덴 소재 개발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 북미 게임행사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첫 영상을 공개해 글로벌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온라인 신작 ‘커츠펠’도 지난달부터 사전등록을 진행 중이다. ‘커츠펠’은 카툰 렌더링으로 애니메이션 풍 비주얼을 구현한 3인칭 배틀 액션 장르 게임으로 강렬한 액션감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특징이다.
지난 26일 콘셉트 이미지를 처음 공개한 넷게임즈의 MMORPG 신작 ‘HIT2’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넥슨 모바일 게임의 한 획을 그었던 액션 RPG ‘HIT’의 세계관을 계승한 게임으로 모바일과 PC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이다.
넥슨 명작 IP를 계승한 ‘마비노기 모바일’ 또한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IP를 대전 격투 장르로 재탄생 시킨 ‘DNF DUEL’도 지난 12월 글로벌 오픈 베타 테스트를 완료했다. ‘DNF DUEL’은 격투 게임의 명가로 알려진 아크시스템웍스가 공동 개발 중인 게임으로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는 공식 트레일러 영상은 공개 직후 조회 수 4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규 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한 타이틀도 준비 중이다. ‘Project ER’은 MMORPG 장르에서 최상위 플레이어들의 전유물이었던 공성전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점이 특징이다. 누구나 거점을 차지할 수 있는 ‘공성전의 대중화’를 테마로 설계한 ‘Project ER’은 넥슨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 인원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지난 12월 초 알파 테스트에서 많은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은 ‘프로젝트 D’도 올해 출시 예정이다. ‘프로젝트 D’는 5 대 5 팀대전 기반 3인칭 슈팅 게임이다. 다양한 변수를 만드는 캐릭터별 고유 스킬과 사실적인 전투 액션 등 전략적 플레이 요소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 아직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넥슨의 대작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줄 신규 타이틀도 준비 중이다. 백병전 PvP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 HP’와 3인칭 슈팅 장르에 RPG 요소를 결합한 루트슈터 장르의 멀티 플랫폼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 등 AAA급 신작이 개발 중이다.
또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이어받은 네오플의 ‘프로젝트 오버킬’과 ‘프로젝트 BBQ’ 등 ‘던파 유니버스’ 신작들까지 라인업에 합류할 경우 넥슨은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IP·미디어 경계 허문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도약
넥슨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게임과 연관된 IP를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먼저 넥슨은 지난 2020년 국내 대표 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게임의 ‘보는 재미’가 중요시되고 게임업계에서 인플루언서들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발맞춘 조치다. 양사는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전략적인 협업 관계의 기틀을 마련했다. 양사는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 제작과 함께 게임 인플루언서 육성 등 다각적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진행할 계획이다.
넥슨은 최근 세계적인 영화감독 루소형제가 설립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AGBO에 4억달러를 투자하며 IP 활용범위 확장에 나섰다. 추가 성장 모멘텀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넥슨은 AGBO와 파트너십을 통해 게임과 영화, TV, 스트리밍, 상품 판매 등 다양한 경로로 글로벌 이용자들이 넥슨 IP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 4개사와 협력해 YN C&S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YN C&S는 ‘I-DMC(Immersive Digital Media Center)(가칭)’를 ‘의정부리듬시티’에 조성한다. 이는 각 사가 보유한 IP(지식재산권), 서비스 플랫폼, VFX(시각효과)와 XR(확장현실) 기술력을 결합한 미래형 콘텐츠 제작 시설이다. 넥슨은 YN C&S가 조성한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IP를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는 “2021년은 넥슨이 새로운 기술 개발 및 인재 그리고 IP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출시 예정작의 완성도를 높이는 해였다”며 “새롭게 선보일 10여 종의 신작과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된 넥슨 IP를 통해 보다 큰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