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영향 분석하니 고점 대비 6.7% 하락 전례 참고
위험성 예상 길목 확인 후 포트폴리오별 대응전략 필요
주식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연말.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장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던지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주요국 정부 역시 깜깜이 국면에서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면서 시장 불안은 가중되는 국면이다.
2일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성격에 대한 판단이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변경 여부를 좌우할 것이므로, 이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에 대해서는 이미 기본적 판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단히 빠른 전파 속도가 특징이라는 것. 문제는 치명성이 높은지에 대해서 아직 단언하기 이르다는 점이다.
속도만 빠른 것인지, 전파 속도에 이전 변이들 못지 않은 혹은 그 이상의 위험성까지 갖춘 가공할 변이인지에 대한 판단까지는 시간이 다소 더 필요하다. 대략 14~15일 나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전반적인 내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상황에서 오미크론의 성격 여부에 따라 대응 시나리오는 둘로 나뉠 수 있다.
우선, 오미크론의 위험도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경우다. 미 연준의 예고된 테이퍼링 시기를 주시하면서 대응 수위를 결정하면 된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연준 입장에서도 현재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긴축 속도를 유의미하게 늦추며 부양적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면서 "이달 FOMC에서 테이퍼링을 가속하지 않는 정도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 후 상황을 지켜보는 결정을 내릴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기존 백신과 방역 체계로 대처가 어려우면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기조는 깨질 수밖에 없다. 오미크론의 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 기조가 12월 FOMC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다. 델타 변이가 단기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은 전례를 감안하자는 지적을 되새겨야 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은 델타 변이 발견 구간에서 고점 대비 6.7% 하락했다"며 ""제조업 생산 차질 우려로 오미크론은 아시아 신흥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경우 한국 증시도 전반적으로 저평가될 수 있고 달러 대비 원화의 약세폭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같은 뉴노멀을 고려, 투자 크기를 분산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필요 이상 위험성이 높은 종목을 갖고 있다면 주목할 부분이다.
이제 마지막 문제는 이 갈림길에서 남은 약 열흘간을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손실을 오히려 키우는 방향으로 무모한 돌진을 할 수 있어 이것만 방지해도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연준의 정책 변화에 따라 향후 유동성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망심리가 이달 초~중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볼 필요가 제기된다. FOMC 전에 새 투자에 나서기엔 적당치 않다는 뜻이다.
다만, 현재 코스피 수준상 저가 분할 매수가 가능한 구간이라는 점에서,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가진 이들이라면 다소 여유를 갖고 일부 확장을 꾀할 수는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관련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면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국내 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낙폭과대 실적주를 눈여겨 보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수적 투자자가 검토해 볼 부분이다.
위험 성향이 이미 높은 경우에는 이익 실현 종목을 중심으로 현금화 조정 등을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빚투나 영끌로 수익 회수가 시급한 경우에 오미크론을 '기회'로만 인식해, 각종 무리수 투자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인버스나 곱버스는 헤지를 위한 투자 정도로 하는 게 '정도'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미크론 여파로 시장이 요동치면서 손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버스의 경우,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에 투자하는 것을 보다 용이하게 해 주나 기본적으로 우상향하려는 자산시장의 속성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활용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다수"라며 "헤지용으로 단기적, 부분적으로만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긴축 시계가 돌기 시작한 상황에서 오미크론, 그리고 이에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영향받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셈법과 물밑 눈치게임이 각자의 위치에 따라 복잡해지고 있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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