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첫 국회 연설에서 성장과 분배를 강조하며 중상층의 소득확대 정책을 본격 추진할 뜻을 밝혔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국회 연설문에서 새 내각이 중점적으로 펴나갈 정책과 정치적 입장을 드러냈다.
연설문(약 6900자 분량)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과 관련된 단어로, 총 17차례나 등장했다.
다만 코로나19는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집권했던 시절에도 직면했던 당면 과제로, 기시다 총리의 이번 국회 연설에서 두 전직 총리와 구별되는 내용은 성장과 분배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1월(2차 집권 직후) 정기국회 첫 연설에서 ‘성장’을 11차례 언급하며 무너진 일본 경제를 다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분배’와 관련해선 “정부가 아무리 소득분배를 거듭한다 해도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면 경제 전체의 파이는 감소할 것”이라고 1차례 언급했을 뿐이다.
직전 총리인 스가는 지난해 10월, 첫 국회 연설에서 ‘분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이와 비교해 기시다는 ‘분배’를 총 12차례 언급했다.
기시다는 15차례에 걸쳐 ‘성장’을 언급했으나 아베가 말한 ‘성장’과는 다른 의미다.
기시다의 '‘성장’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거듭 강조’해 중산층의 소득확대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아울러 기시다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총 7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기시다의 이번 연설을 2차 아베 집권 이후 금융완화 및 재정투입을 기본 토대로 이뤄나갔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부(富)의 재분배에도 힘쓰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기시다는 스가의 첫 국회 연설 당시 ‘개혁’을 16차례 사용한 것과 달리 개혁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새 사회구조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창조’, ‘개척’, ‘구축’ 등의 단어를 잇따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