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산업은행과 금융 협력을 맺고 글로벌 그린에너지 시장 선도에 박차를 가한다.
한화그룹은 12일 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진천공장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 박승덕 한화종합화학 대표,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 조현수 한화파워시스템 대표 등 한화그룹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그린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산은이 국내 주요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특히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화그룹이 첫 대상이다.
이번 협약 체결로 산은은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한화그룹에 앞으로 5년간 최대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이 자금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된다.
한화그룹과 산은은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화그룹과 산은은 녹색기술 관련 중소·중견 기업 육성을 위해 연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한화와 산은이 각각 300억원, 민간에서 400억원을 조달한다. 이를 통해 중소·중견 기업은 저금리로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 M&A, R&D,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그룹은 5년간 최대 9조원에 이르는 해당 분야 투자를 계획하고 유상증자와 녹색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어왔다. 녹색채권은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관련 자금 조달을 위한 특수목적채권으로 공인기관 인증을 받아야 발행할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중 하나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산은과 이번 협약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우선 한화그룹은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태양광 사업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한화그룹은 단순히 태양광 모듈을 생산·판매하는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기술(IT)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또 한화그룹은 세계 처음으로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모듈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양산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 더불어 미국, 유럽 등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건설·운영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한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에너지랩스(GELI) 인수를 통해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확대한다.
수소경제 분야에서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투자한다. 수전해 기술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 저장·유통, 충전 등 모든 가치사슬(Value Chain, 밸류체인)에서 사업 역량을 구축해 시너지를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 수소기술연구센터는 전력 소모가 많은 기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AEMEC)’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부하 변동에 대응하기 쉽고 투자비도 낮아 신재생에너지에 적합한 수전해 기술이다.
미국 고압탱크 업체 시마론 인수로 수소탱크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앞으로 육상 모빌리티용 초고압, 초대형, 초경량 수소탱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글로벌 수준의 가스터빈 성능개선과 수소혼소 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인수하며 국내 처음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한화는 앞으로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을 통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 민자발전사업자로 진출한다.
한화 계열사들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를 위한 녹색채권(그린본드) 발행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올해 발행규모만 총 7천억원 수준으로 모두 수요예측 예정금액을 초과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친환경 사업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 이달 초 1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달 유럽, 아시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첫 녹색채권 해외공모를 진행했다. 10억위안(약 1700억원) 규모로 기존 유상증자 자금과 함께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활용된다.
최근 한화건설이 발행한 녹색채권 1,200억원은 친환경건축물 건설,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미래 친환경 도심 이동수단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산업 환경 조성을 위한 ESG채권 26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한화그룹은 그린에너지 사업 모델 고도화와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리더로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며 “유망 중소·중견 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함께 멀리’의 발걸음은 국내 그린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