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기업 민간신용 증가 폭 '역대 최대'
작년 가계·기업 민간신용 증가 폭 '역대 최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3.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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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량·주식투자수요·코로나 자금수요 등 영향
한은 "지표와 실질 위험 괴리 커…리스크 대비해야"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자료=한은)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자료=한은)

작년 가계와 기업 등 민간신용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주택거래량 증가와 주식투자수요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고, 기업신용은 코로나 관련 자금수요가 늘면서 전년보다 대출 규모가 증가했다. 한은은 건전성 지표가 안정되게 나타나고 있지만, 실질 위험과 괴리가 커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를 마친 뒤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15.5%(추정치)로 전년 말 대비 18.4%p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명목GDP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0%를 기록한 후 2~4분기에는 0.2%, 0.4%, 0.3% 성장한 반면, 가계신용과 기업신용 증가율은 작년 4분기에만 각각 9.1%, 10.1% 증가했다.

민간신용 중 가계신용을 보면, 가계부채는 작년 말 172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작년 4분기에만 10.7% 증가했고, 비은행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4.2% 늘었다.

특히,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거래량 증가로 작년 4분기에만 8.0% 늘었고, 기타대출도 주식투자수요 확대와 신용대출 규제 강화 이전 선수요 가세 등 영향으로 같은 기간 8.7% 증가했다.

작년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현재 175.5%(추정치)로 전년 동기 대비 13.2%p 증가하는 등 소득 대비 채무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다만, 가계부채 건전성은 연체율이 은행·비은행 부문 모두 전년 말 대비 소폭 하락하면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실질적인 신용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이라며 "실질 신용위험과 지표 간 괴리를 유의하며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작년 말 기업신용은 2153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1% 증가했다. 금융기관 기업대출은 코로나 관련 자금수요와 정부·금융기관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작년 말 135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5.3%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채는 신용경계감 강화 등 영향으로 순발행규모가 2019년 15조9000억원에서 작년 11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코로나 충격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악화됐다. 매출액은 항공과 숙박음식, 석유화학 업종 등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2019년 –2.0%에서 작년 –6.0%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차입 증가 등으로 상승했으나, 영업활동 위축에 따른 영업관련부채(외상매입금, 지급어음 등) 감소로 상승 폭이 지난 2019년 말 78.6%에서 작년 3분기 말 기준 79.1%로 크지 않았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