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안정적 자본비율 등 영향 중장기적 전망은 긍정적
금융당국의 배당축소 권고가 은행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KB금융 주가도 연초보다 5% 낮은 수준에서 1월을 마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은행업종 중 가장 큰 자산규모를 이루고 있고, 실적 성장세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업 투자자들에는 중장기적으로 안전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봤다. 올해부터 자회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이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 또한 주가 우상향 기대를 높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종가 기준 올해 초 4만2450원에서 지난 29일 4만300원으로 5.06% 떨어졌다.
이는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4대 금융지주 중 두 번째로 큰 하락세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는 7.46% 떨어졌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2.85%와 2.39% 내렸다.
연초 상승장에 대한 조정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에 보수적 배당을 권고한 점이 은행주 전체의 할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8일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의 배당 성향을 올해 6월 말까지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로, 배당 성향이 높으면 그만큼 기업이 번 돈을 주주들에게 많이 돌려준다는 뜻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은행이 규제수준 대비 높은 자본 비율을 보유하고 있다곤 하나, 금융당국의 강력한 권고 및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실물 경기 위축을 고려하면 배당 성향은 전년 대비 3~4% 하향할 것"이라며 "회복 시점이나 강도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는 만큼, 단기 투자심리에는 분명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B금융 관계자는 "작년 실적이 재작년보다 좋았기 때문에, 배당 성향을 다소 낮추더라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을 하지 않을까 싶다"며 "작년 배당은 주당 2200원, 배당수익률은 4~5%로 견조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4분기에 양호한 순이익을 시현하면서 실적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3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은행들보다 자산 듀레이션(잔존만기)이 다소 길어 NIM 반등 시기가 다소 늦을 수 있지만 원화 대출금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푸르덴셜생명과 KB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호실적으로 비은행 이자 이익 및 비이자이익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경쟁 은행들이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 영향으로 4분기에도 상당폭 추가 손실을 반영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KB금융은 관련 비용 처리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도 견조한 실적을 뒷받침할 요인이다.
김한이 KT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 이전이기 때문에, 비은행 기여도가 높은 KB금융이 유리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실적에서 푸르덴셜생명 이익 약 1500억원이 반영되고, 향후 금리가 완만하게 반등하면서 NIM 축소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높은 실적과 자본 비율이 우호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연결되면서, 안정적으로 배당 성향을 상향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KB금융의 자본 비율은 3분기 기준 14.69%로 신한지주(15.9%)보단 낮지만, 하나금융지주(14.36%) 및 우리금융지주(14.2%)보단 높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자본 비율에 기반한 안정적인 배당 확대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은행 업종 내 KB금융의 프리미엄은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