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출 확대·이자이익 증가 등 실적 개선 예상
지난해 라임펀드 사태와 유상증자 등으로 다른 금융지주 대비 약세를 보였던 신한지주 주가가 올해는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은행 대출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확대 기대와 적극적인 배당정책 기조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지주 주가는 올해 초 3만1550원에서 지난 22일 3만2850원으로 4.12%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4대 금융지주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이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8.66% 올랐고,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3.7%와 0.10% 상승했다.
작년 신한지주 주가는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신한지주의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손실을 입었고, 지난 9월에는 신한지주가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등 악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4분기에만 신한지주를 286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외국인은 신한지주를 16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재개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작년 신한은행의 원화대출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한 242조3000억원을 기록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상증자 등 이슈로 신한지주에 순매도를 집중했지만, 현재는 다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재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탄탄한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도 주목할 만 한다. 전문가들은 신한지주가 재작년에 아시아신탁을 자회사화 한 데 이어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올해 신한자산운용(구 신한BNPP자산운용) 등을 잇따라 완전 자회사화하면서 은행의 NIM(순이자마진) 하락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작년 사모펀드 사태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해 둔 덕에 올해는 그 부담이 적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 NIM은 전년 대비 하락하겠으나, 원화대출금 증가세 및 중장기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이자이익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비은행 자회사의 이자이익도 성장해, 올해 총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 사모펀드로 관련 이슈로 내홍을 겪기도 했고, 일부 라임자산 관련 손실은 4분기 실적에 인식할 전망이지만 이후 그로 인한 충당금 적립은 일단락 될 것"이라며 "또 작년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올해는 관련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지주는 높은 자본비율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배당성향 상향을 기대할 수 있고, 분기배당에 대한 시도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한지주는 작년 10월 주주 이익 환원 차원에서 분기배당을 실행한다는 뜻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를 위한 정관 변경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가장 적극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금융지주로 평가된다"며 "코로나19 종식 후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달 5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한 질의가 나올 예정이므로, 이같은 질의 내용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