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건강 높이고 손해율은 낮추고…보험업계 '윈윈 전략'
고객 건강 높이고 손해율은 낮추고…보험업계 '윈윈 전략'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1.01.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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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프로그램 참여·걷기 미션 달성 시 보험료 할인
'혈압·혈당' 등 검진 결과 반영해 혜택 차등 적용도
(사진=미래에셋생명)

보험사들이 고객의 건강 관리를 유도해 보험금 지출을 줄이고, 피보험자의 혜택은 높이는 윈윈(Win-Win)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피보험자가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건강 관련 미션을 달성하면 보험료를 할인하고, 건강검진 결과 혈압과 혈당 등 수치를 반영해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래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을 넘어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드는 보험으로 한 발 더 나아가는 모습이다.

13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비흡연자에게 치아보험료 할인을 적용하는 '비흡연치아보험료할인특약'을 출시했다.

이 특약은 현재 판매 중인 '미래에셋생명 치아보험'에 추가됐다. 미래에셋생명은 흡연자 잇몸병 발생률이 비흡연자의 약 1.73배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흡연자에게 기존 치아보험 보험료 대비 최대 19%를 할인한다. 흡연자도 건강증진개발원에서 주관하는 4박5일 금연캠프와 사후관리 캠페인을 수료하면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보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보험 상품과 연계해 보험료를 할인하는 곳도 있다. AIA생명은 고객의 건강 관리 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는 건강증진형 플랫폼 'AIA바이탈리티(Vitality)'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AIA바이탈리티 꼭 필요한 종신보험'에 연계됐다. 기존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회비 월 5500원을 낸 고객에게 매주 건강 미션을 제공하고 성공 여부에 따라 보험료의 10%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걸음·심박수 높이기 등 가입자가 1년간 기울인 건강 관리 노력에 따라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순으로 고객 건강 등급을 나누고, 이 등급에 기반해 최대 20% 보험료 할인 폭을 제공한다. 보험료 할인율은 1년간 유지된다.

AIA바이탈리티 플랫폼 모바일 화면. (자료=AIA생명)

ABL생명은 피보험자의 건강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는 '건강하면 THE 소중한 종신보험'을 판매 중이다. 최근 2년 이내 고객 실제 건강검진 결과와 직전 2개월 기준 최근 12개월간 혈압과 체질량지수(BMI) 등을 고려해 1~9등급으로 산출하며, 1~4등급 안에 드는 피보험자의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한다.

이 밖에도 신한생명의 '진심을 품은 종신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고객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한 '건강나이'를 산출해 보험료에 적용한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이 보험 가입 후 건강나이가 38세로 산정되면 건강나이를 보험사에 신청할 수 있고, 신청 시점 이후부터는 38세 기준 보험료를 납입하면 된다.

KB손해보험은 건강검진 이력과 결과를 바탕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이 '정상A' 등급인 경우 보험료를 10% 할인하는 '건강이 아껴주는 암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건강 관리를 유도하고, 이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고객의 건강 향상이 보험사와 피보험자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피보험자가 건강하면 보험금 지출이 줄고, 손해율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건강할수록 보험료를 청구할 확률이 낮아진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세이브되는 금액을 갖고 또 고객들에게 리워드 형태로 추가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choi133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