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거래재개·개선기간 부여·상장폐지 중 결정
매출, 경영투명성 등 관건…주주들, 거래재개 촉구
신라젠이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공은 한국거래소로 넘어갔다.
신라젠과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매출과 경영투명성 등 어느 관점에 기준을 두고 경영개선계획서를 평가하느냐에 따라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의 주식매매가 정지된 가운데, 신라젠 운명은 오는 8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로 결정된다.
신라젠은 실질심사 대상이 된 데 따라 7월10일 한국거래소에 신규 경영진 구성, 연구개발 계획 등이 담긴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인 오는 8월7일(영업일 기준)까지 기심위 심의·의결을 거쳐 신라젠 상장적격성 여부를 판단한다.
신라젠에 주어진 경우의 수는 거래재개와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등 크게 3가지다.
최종 결정은 거래소가 신라젠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서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가에 달려 있다.
경영개선계획서 평가 시 통상적으론 일반 매출기업의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 신라젠 역시 일반 매출기업과 같이 경영투명성과 매출이 기준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은 경영투명성과 관련해 걸림돌이 될 요소가 없는 상황이다.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문은상 대표가 사퇴한 데 이어,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양경미 연구개발전략기획 총괄 부사장도 이달 1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 경영진과의 연결고리가 없어졌다.
신라젠은 대신 경영지배인으로 주상은 전무와 이권희 상무를 선임했다. 이들은 비교적 최근에 회사에 합류했으며, 문 전 대표와의 연관성이 없다.
관건은 매출이다. 신라젠의 매출은 2019년 기준 9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84억원에 달했다.
신라젠은 신약 연구개발 회사로, 매출이 거의 없고 연구개발비 투자로 손실이 큰 구조로 이뤄져 있다.
신라젠과 같은 회사가 매출을 발생시키려면 기술수출 또는 개발한 의약품이 상업화돼야 한다.
주주단체들은 “신라젠 상장 전에 일어난 일들로 주주들만 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특히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기술특례 상장을 해놓고 일반 상장기업의 잣대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라젠 관계자 역시 “문제가 된 배임 등의 혐의는 상장되기 전에 있었던 내용들이며, 재판을 통해 소명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신라젠에 개선기간이 부여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라젠 투자자가 많아 상장폐지 결정 시 불어닥칠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며 “(신라젠에) 개선기간을 부여해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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