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1등 롯데 강점 담은 롯데온으로 우리만의 색깔 보여줄 것"
국내 유통기업 1위 롯데가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롯데온(ON)’을 출범한 가운데, 유통시장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롯데온이 불러일으킬 시장판도 변화에 관련업계의 이목은 집중될 전망이다.
당장 식품군에 강점을 둔 SSG닷컴과 생필품·로켓배송에 무게를 실은 쿠팡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후발주자인 롯데온이 어떠한 차별점을 내세울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롯데쇼핑은 4월28일 그룹 내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롯데온’을 공식 론칭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e)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의 핵심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와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 쇼핑인 ‘초(超)개인화’를 꼽았다.
특히, 롯데쇼핑은 최대 강점인 점포를 체험공간과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롯데온을 통해 호텔 체크인, 햄버거 주문·픽업 등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할 이유를 만든단 계획이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최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커머스 사업자로, 소비자 1명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즉 롯데온의 ‘데이터 커머스’를 실현시킬 것”이라며 “국내 최대 오프라인 점포 운영 사업자로, 각 점포를 고객 체험의 장이자 물류 거점으로 해 고객의 쇼핑편의를 증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e커머스 핵심 중 하나인 배송과 관련해선 △2시간 안에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출근 전에 받는 ‘새벽배송’ △특별한 ‘선물배송’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픽’ 등을 운영한다.
롯데쇼핑은 이와 함께 각 점포 매대에 해당 상품에 대한 QR코드를 명시해 상품후기와 카테고리별 온·오프라인 추천·인기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등 소비자의 편의를 도모한단 방침이다.
올 하반기엔 온·오프라인 회원을 통합, 롯데온을 많이 이용할수록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온이 후발주자로 e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후 해당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 1위인 롯데의 참여가 시장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과 롯데라도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단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SSG닷컴과 쿠팡은 각각 식품군과 생필품·로켓배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저력이 있는 기업인만큼,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일단 규모 면에서 압도할 것 같지만, 한편으론 아무리 준비를 잘했다고 해도 치열하고 변수가 큰 e커머스 시장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가 온라인 쇼핑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시장파이 자체가 커지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배송 편의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롯데온의 배송서비스에 소비자들이 편리성을 느낄지 의문”이라며 “늦게 진출했지만 정작 기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와 비교해 특별한 강점이 보이는 것 같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은 롯데만의 색깔로 롯데만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우리 역시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며 “타사와의 경쟁보단 그 동안 오프라인 1등으로서 구축해온 우리만의 강점을 롯데온에 담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쇼핑은 출혈경쟁 대신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단 계획이다.
조영제 대표는 “기존의 e커머스 사업을 보면 물류에 많은 비용을 쓰는데 우린 그 비용을 줄여 이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각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통합해 운영하고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며 “적자를 내면서까지 사업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