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3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알헤시라스호는 20피트(길이 약 6미터) 컨테이너 2만3964개의 운반이 가능하고, 향후 LNG 추진선박으로도 교체가 가능한 첨단 기술이 탑재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과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을 통해 이뤄낸 '해운 재건의 첫 가시적 성과'다.
전세계에 대한민국 해운의 경쟁력을 알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해운산업과 우리 경제의 회복을 다짐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로 열렸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당초 명명식 행사는 3월 말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한 국내외 상황으로 오늘 개최됐으며, 알헤시라스호는 24일 중국 청도로 출항할 예정이다.
명명식 행사는 김정숙 여사의 송사 및 명명줄 절단,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와 선원 출항 각오 다짐, 전통 나침반 '윤도' 수여 등으로 진행됐다.
김 여사는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합니다. 이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라는 송사와 함께 명명줄을 절단했다.
'알헤시라스'는 유럽대륙 최남단인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명이다. 유럽항로에서 잃어버린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아 해운 재건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또한 전통적으로 명명식 행사는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선박의 이름을 붙여주는 행사로 거친 바다와 싸우는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기 위해 여성이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고 샴페인을 깨뜨리는 역할을 해 왔다.
문 대통령은 "오늘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에 쏘아 올리게 됐다"며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12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12척 의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 우리 경제를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해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사들의 기존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유동성 확보 등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알헤시라스호 선장을 포함한 선원 23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선박의 선원이면서 한국 수출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을 참석자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선원들과 행사 참석자가 모두 한마음으로 해양 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의지를 함께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문 대통령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김종대 윤도장이 만든 전통나침반인 선원용 '윤도'를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에게 전달하면서 첫 항해를 축하하고, 해운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길 당부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명명식에 앞서 해운·조선 업계 관계자들과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해수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사전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소장과 알헤시라스호 선장에게 선박 제원과 운항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기술로 만든 저비용‧고효율 선박이 해운 재건의 주춧돌이 되도록 노력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문성혁 해수부장관은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이 과거와 같은 위기를 겪지 않도록 안정적 화물 확보와 해외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 질적 성장에도 만전을 기할 것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