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45% 급감…정부·유통업계 ‘출구’ 찾기 안간힘
정부, 추가 시장격리 조치에 수출물류비 지원 확대
이마트·현대백화점·GS리테일, 할인판매로 농가 지원
양파가격이 작황 호조에 따른 생산량 과잉으로 평년보다 절반 가까이 폭락해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와 농협은 과잉 생산물량을 추가 시장격리하고, 유통업계도 양파 소비촉진에 적극 동참하는 등 양파 수급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산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월동기의 온화한 기상과 4월 이후 적정한 기온·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양파 작황이 매우 좋아 올해 생산량이 급증했다.
재배면적은 평년 때와 비슷하나 작황 호조에 따른 생산성 급증으로 올해산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평년의 110여만톤(t)보다 15~20% 가까이 늘어난 130여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파가격도 큰 폭의 하락세가 형성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aT KAMIS)에 따르면 상품 20킬로그램(㎏) 한 망 기준 도매가격은 8500원(21일)으로 1년 전 1만4020원보다 39.4%, 평년 1만5460원보다 45.0% 급감했다.
㎏당 도매가는 425원으로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매뉴얼에서 수확기(4~7월) 가격안정선인 1053원과 비교하면 40% 수준에 불과할 만큼 심각하다. 그나마 열흘 전만해도 300원대까지 추락했다.
양파가격 폭락으로 수급안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부와 농협은 물론 유통업계까지 전방위적으로 출구 찾기에 나서는 모습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양파산지인 전라남도 함평을 찾아 추가 시장격리 조치를 약속했다. 이 장관은 “작황 호조와 함께 10센티미터(㎝) 이상 대과 출하량이 크게 증가한 것도 가격하락의 원인”이라면서 “정부와 농협, 지자체가 지난 5월부터 초과 물량으로 예상되는 9만6000t을 시장 격리했지만, 추가로 2만4000t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비계약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수매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NH농협은행의 상생마케팅 후원금 10억원을 활용해 생산농가에 양파 3㎏ 한 망에 1000원, 15㎏ 한 망 2500원 등 4800t(약 64만망)을 대상으로 7월 말까지 지원한다.
aT는 주 수출국인 대만을 비롯해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수출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양파 수출물류비 지원을 ㎏당 204원에서 274원까지 확대하고, 현지 도매시장과 연계한 기획 마케팅 등으로 2만여t의 양파를 수출물량으로 소진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양파 소비촉진에 활발히 동참하고 있다.
이마트는 유독 물량이 급증한 대과 양파 2.5㎏ 한 망을 큰 폭으로 할인해 27일부터 일주일간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원래 대과가 중과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올해는 물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역전된 상황”이라며 “양파를 대량으로 구매해 양파즙·양파장아찌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소비자 건강은 물론 농가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최근 300g 이상 크기의 대과 햇양파를 가능한 가득 담아 판매하는 ‘한 망 가득 양파’ 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 망 4㎏ 내외로 소비자가 최대 12개까지 담을 수 있도록 했다”며 “양파농가 애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목동점 등 경인지역 7개 점포(압구정 본점 제외) 식품관에서 ‘양파·감자 무한 담기’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양파의 경우 투명 비닐봉투에 최대 13개를 담을 수 있으며, 기존 가격보다 5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한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양파농가 지원을 위해 100t 규모의 양파를 추가로 매입해 식재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은 양파 주산지인 경북 예천·전북 고창 등의 지역농가와 연계해 300t 규모의 양파를 매입하고,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마진 없이 정상가보다 50% 할인된 가격으로 양파 판매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