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파기위기, 수출입은행 풋옵션 대두…만성 적자 우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기간이 연장됐다. 다만 기술수출 계약파기와 계약금 반환, 수출입은행의 풋옵션 행사 등 코오롱티슈진에 닥칠 후폭풍은 여전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38조제2항제4호에 의거,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 중’이라며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위한 추가조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조사기간을 연장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 허가취소 결정을 발표하면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심사와 관련해 제출한 서류의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의 허위기재 또는 누락내용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10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고 매매거래정지 지속 또는 해제에 관한 사항을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으며 관련해서 공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코오롱티슈진에 닥칠 후폭풍이 매우 거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미국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와 체결한 6677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파기되고 계약금을 반환해야 상황에 놓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한국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먼디파마로부터 올해 3월8일 수령한 계약금 300억원 중 일부인 150억원에 대해 5월7일 먼디파마를 질권자로 하는 예금질권을 설정했다.
질권실행조건은 인보사 미국 3상 임상이 아예 중단되거나 2020년 2월28일까지 재개결정이 없을 때 식약처가 영구적으로 인보사 유통금지하거나 2020년 2월28일까지 불복하지 않을 때 등 2가지가 핵심이다.
기한 내 임상중단이나 유통금지 등이 번복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임상재개를 위해 FDA가 요구한 자료제출과 협의 등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미 FDA가 요구한 자료 중 실험으로 인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자료들이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취합·정리해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수출입은행(수은)으로부터 출자 방식을 활용한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았는데, 이를 토해낼 위기에도 처했다.
수은은 투자 당시 2020년 2분기 내 인보사가 미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미리 정한 가격에 보유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재 임상이 중단됐고 아직 재개를 위한 자료제출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수은이 풋옵션을 행사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수은은 티슈진에 2700만 달러(약 320억원)를 운영자금으로 대출해주기도 했다. 상환된 일부를 제외한 잔액은 1700만 달러(약 200억원)으로, 수은이 잔액 회수를 서두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설령 당장 상폐 위기에서 벗어나 개선기간이 부여된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관리종목 지정되고 나아가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임상 지연에 미국 내 상업화가 늦어지면 수익창출이 어려워지고 결국 흑자전환을 하지 못해 4년 연속 적자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영업 손실이 또 다시 발생한다면 상장폐지로 가닥이 잡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는 코오롱티슈진의 유일한 수익원으로, 현재 미국 내 출시를 위해 막대한 임상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임상이 지연돼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결국 흑자전환을 이뤄내지 못해 또 다시 상폐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