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아래 개울물이 졸졸 흐르고 연둣빛 나뭇잎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수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한옥 마을.
고즈넉한 정취 아래 형형색색 각국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비빔밥, 송편 등 한국 음식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5월 첫날 경기 광주 한옥마을을 찾은 이들은 바로 미국, 인도, 페루, 에콰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 교회) 소속 해외 신자들이다.
같은 날 용인의 한국민속촌, 서울 경복궁, 롯데월드타워에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발걸음을 했다. 이들은 52개국에서 방한한 360여명 중 일부다.
하나님의 교회 측은 2일 “이번에 방한한 이들은 대체로 각국 지역교회를 담당하는 목회자 사모, 동역자 등 리더들이다. ‘70억 인류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자’는 기치 아래 어머니 사랑으로 성도들에게 섬김과 배려를 실천하는 지혜를 공유하고 어머니 마음을 닮은 ‘섬김의 리더십(서번트 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한옥 앞마당 평상 위에 둘러앉은 외국인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 위에 달걀 흰자와 노른자 지단, 당근채, 소고기, 오이 등 노랑, 빨강, 초록의 가지각색 재료들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고 고추장을 넣어 비벼 비빔밥을 완성했다. 방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함께 예쁘게 빚은 송편을 서로 먹여주며 가족 같은 정을 나누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투미소 부예예 씨는 “우리나라는 10개가 넘는 언어가 사용될 정도로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어 ‘무지개 나라’로도 불린다. 여러 재료들이 한데 섞여 풍부한 맛을 내는 한국 전통음식 비빔밥처럼 모두가 어머니 사랑으로 하나 된다면 각자의 환경과 생활상이 다른 성도들 간의 연합은 물론, 나아가 국민 모두의 화합까지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테파니 자피엔(미국 엘패소) 씨는 “미국에는 개인주의가 만연해 아이들조차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려는 경향이 무척 강하다. 그래서 웃어른을 향한 섬김이나 예절 같은 한국문화를 아이들에게 가르친다”고 자국 하나님의 교회 소식을 전했다.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누구나 존경할 만한 문화에 매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민속촌을 방문한 해외 신자들은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청사초롱을 밝힌 길을 따라 걸으며 전통의 미를 만끽했다. 공방 거리에서 짚신 삼는 모습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구경하는가 하면 윷놀이, 투호 던지기 등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옥마을과 한국민속촌, 경복궁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한 외국인들은 이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를 돌아보며 눈부시게 발달한 현재를 체험하고 미래를 상상했다. 전망대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본 이들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번에 방한한 해외 신자들은 행복한 교회, 가정,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 여성교역자 리더십 콘퍼런스 및 토론회, 성경세미나, 특강 등 다채로운 일정을 통해 교회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체득했다.
특히, 지난 4월29일에는 하나님의 교회 본당인 새예루살렘 판교성전에서 국제성경세미나가 개최돼 2700여 각계각층 참가자들의 성경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8개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는 성경뿐만 아니라 의학, 법학,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인용하고 연구 결과, 통계, 영상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와 초대교회 진리 회복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범죄의 가장 영향력 있는 해결책, 어머니’라는 주제로 발제한 마루쉬카 몬테로(인도 뭄바이) 씨는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종교가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과학은 성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말했다. “아동기에 경험하는 모성애는 타인에 대한 양심과 연민의 감정이 발달하는 토대”라며 “어머니의 역할은 범죄 예방과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직접 체험한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에 품고 실천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 신자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교회 리더로서 앞으로의 방향을 재정립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성경의 진리를 알리는 것과 함께 하나님께 배운 사랑과 희생, 감동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175개국 7천여 지역에 위치한 각 교회마다 각국 언어로 예배가 진행되며 구성원 대다수가 현지인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목회자와 신자들에게 하나님의 자녀로서 겸손과 섬김, 배려와 희생 등 아름다운 성품을 갖추도록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하나같이 밝은 미소와 더불어 겸손한 모습이다. 각기 다양한 국적, 언어, 문화를 지녔지만 서로 허리를 굽혀 낮은 자세로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공손히 두 손을 모으는 등 한국의 예절문화가 몸에 밴 듯 익숙해 보였다. 능숙한 젓가락질은 물론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등 또렷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기도 했다.
교회 측은 “한국에 온 해외 성도들은 성경을 통한 교육 외에도 성경의 가르침과도 부합하는 경로효친 사상과 예절 등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접함으로써 한국문화에 담긴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체험하고 배운다. 그렇게 본국으로 돌아간 성도들은 훌륭한 신앙인이 되는 것은 물론 한국을 홍보하는 민간사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인천/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