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외주화’ 두고 노사 온도차 여전…생산 차질 우려
노사 간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한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의 자동차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노동조합은 다시 파업에 돌입하거나 돌입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상황은 악화될 전망이다.
1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날 노동조합이 주야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갔으며 18일부터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들어간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9일 제25차 임단협 본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음날인 10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은 노조의 부분파업이 지난해 6월부터 지속되면서 생산량 감소를 면치 못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조업일수 20일 가운데 12일 동안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전년 동월 대비 40.4%(9378대) 감소한 1만3851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도 부분파업으로 인해 주력 모델 생산 감소가 발생하며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62.3%(1만2003대)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삼성 노사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1차 집중교섭 당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기본급과 관련해 기본급 동결 대신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일부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 노조가 외주화, 작업 전환배치를 두고 노조와 협의에서 합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 뒤 일부 합의를 이룬 사항들이 모두 원점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외주화시킨다고 할 때 바로 수긍하는 노조가 어딨겠느냐”며 “단지 우리는 고용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6월부터 (파업을) 진행하며 지금까지 10개월째라고 말하지만 이 가운데 7개월 정도는 사측이 제시안도 안 주고 무의미하게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며 파업 장기화는 사측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황은 이렇지만, 르노삼성은 18일 재개될 임단협에서도 입장차를 획기적으로 좁히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16일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의 ‘작업 전환배치 등에 대한 합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작업 전환배치 노조 합의와 관련해 “처음부터 회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 노조도 신설법인 단체협약 개정 문제를 합의하지 못하면서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5일 한국GM의 연구·개발(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간 노동쟁의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중노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한국GM 노조는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노조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노조 조합원 2093명을 대상으로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찬반투표에서 절반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파업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단체교섭에서 법인분리 이전에 기존 단체협약의 내용을 크게 변경한 사측 요구안을 내밀었다고 주장하며 사측과 맞서고 있다.
투표 이후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면 생산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8.5% 줄어든 3만8201대를 생산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파업 이전까지 교섭 일정을 잡아서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노사 간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단 의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