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텔레콤이 품은 팬택 ‘스카이’…한국 샤오미 꿈꿔
착한텔레콤이 품은 팬택 ‘스카이’…한국 샤오미 꿈꿔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4.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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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대표 “모바일 관련 제품 라인업 확대하고, 소형 가전 시장도 진출”
(이미지=스카이 홈페이지)
(이미지=스카이 홈페이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시장에 눈에 익은 브랜드가 등장했다. 과거 휴대전화 브랜드 ‘스카이’로, 착한텔레콤이 팬택으로부터 이어받아 이어폰, 보조배터리 등 IT주변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한때 휴대전화 시장의 한 축을 차지했던 브랜드가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착한텔레콤은 스카이 브랜드를 한국의 ‘샤오미’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착한텔레콤은 올해 들어 ‘스카이’ 브랜드가 붙은 IT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엔 무선이어폰 ‘스카이 핏 프로’, 2월에는 ‘스카이 보조배터리 63W’를 시장에 내놨고, 스카이 무선충전기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또 스카이 브랜드의 스마트폰 등도 오는 6월 공개할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건 착한텔레콤이 한참 오래된 브랜드 ‘스카이’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스카이는 1999년 SK텔레텍의 휴대전화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피쳐폰 시절 신선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기능으로 누적 판매량 50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It's different’라는 슬로건과 ‘맷돌춤’ 광고는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SK텔레텍이 팬택에 인수되면서 스카이 브랜드는 침체기를 겪었고, 팬택의 법정관리가 이어지자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2015~2016년 통신장비 제조사 쏠리드가 팬택을 인수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스카이 IM-100(아이엠백)을 선보였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이는 쏠리드의 팬택 보유지분 전량 매각으로 이어졌다. 한때 500여명에 달했던 팬택 직원 수는 올해 2월 기준 7명으로 감소했고, 현재 팬택은 보유 중인 특허권 매각 등을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다.

중고 휴대전화 사업으로 시작한 착한텔레콤은 작년부터 스카이 브랜드 도입을 추진했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3년 전부터 모바일 주변기기, 무선이어폰, 충전기 등의 제조사업을 하고 있었다”며 “핸드폰도 개발하고 있었지만, 브랜드가 없다보니 유통이 쉽지 않겠다고 판단해 팬택에 (스카이 브랜드 매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스카이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로는 “지난해 진행한 팬택 IM-100의 재고폰 판매가 예상보다 잘 됐다. 아직도 스카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있다고 생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착한텔레콤은 팬택과 6개월간의 협상 끝에 ‘스카이 브랜드 매각’이 아닌 독점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고, 국내 스카이 서비스 센터도 넘겨받았다. 

특징은 100% 자체 개발이 아니라 일종의 ODM(기술력 좋은 제조사에게 개발, 생산까지 위탁)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수많은 제조사들이 개발해놓은 제품을 우리나라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품질 개선하고, 인증한다”며 “팬택 연구소 출신 인력들이 퇴사 후 차린 회사와도 제품개발 부문에서 협력 중이며, 중국의 수 많은 제조사들과도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으로 중국의 샤오미처럼 ‘스카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도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주변기기 및 IoT기기와 소형가전까지 스카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샤오미는 직접 개발하는 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며 “샤오미 생태계라는 표현을 쓰는데, 검증, 검수 과정이 있겠지만, 중국 내 수많은 제조사들에게 물건을 받는다. 다양한 제조사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도 한국의 샤오미 같은 브랜드로 가겠다는 계획”이라며 “우선 모바일 관련 제품 라인업을 확대시키고, 소형 가전제품까지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