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이규호 ‘한숨 쉬어가기’…CJ 이선호 미래 준비 중
두산 박서원·재원 남은 건 승진…한진은 후계놓고 근심만
올해 재계 3·4세 경영인들의 다수 등장했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그룹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화그룹이다. 만 67세인 김승연 회장의 후계 작업이 필요한 한화는 올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승진 시키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동관 전무가 올해 36세, 김동원 상무가 34세로 아직 경험이 필요한 나이인 점이 작용했다.
또한 김 전무는 2010년 회장실 차장에서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2015년 1월 한화큐셀 상무, 같은 해 12월 전무까지 5년 간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김 상무 또한 2014년 한화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에서 2015년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 2016년 상무로 최근 4~5년 사이 승진을 거듭해왔다. 지금까지 추세라면 김 전무는 2015년 현재 직위에 올라 내년에 승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승진은 누락됐지만 한화큐셀은 산업, 한화생명은 금융 분야 그룹 핵심 계열사다. 두 사람이 경영 수업을 받고 있음은 분명하며 가시적 실적을 쌓길 바라는 속마음이 올해 인사에 담겨 있다.
코오롱 또한 중간 쉬는 타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웅열 회장이 퇴직을 선언하고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한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신설해 경영 현안을 조율할 것이라 밝혔다.
이와 함께 코오롱은 이규호(35)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했다. 당분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는 건 한화와 마찬가지로 아직 어린 이 상무의 나이가 감안돼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주사 지분 49.74%를 홀로 보유하고 있는 압도적인 대주주이기에 이 상무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 회장은 내년 1월1일 퇴직을 앞두고 지난 8일 현물출자 방식으로 코오롱에코원 지분 18.20%를 취득하는 대신 코오롱에코원 자회사 코오롱이엔지니어링(79.51%)과 코오롱환경서비스(40.0%) 지분을 코오롱에코원에 현물출자로 넘겨 일감몰아주기 우려도 미리 정리 해줬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미주법인 통합마케팅 담당 상무와 이선호 CJ그룹 부장은 착실히 실무를 익히고 있는 중이다.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두고 17.9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이 부장으로의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아직 28세에 불과해 아직 먼 얘기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2015년 오리콤을 떠나 외도를 마친 박서원 전무와 2013년 두산인프라코어 과장으로 입사한 차남 박재원 상무도 점점 중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주사 내부지분율 43.55%를 총수 일가가 소규모로 나눠 가지고 있으며 그간 ‘형제 경영’과 ‘장자 상속’ 원칙을 시행해 왔고 그렇다면 다음 그룹 회장 후보는 박진원 두산 사장이다.
한편 한진그룹은 ‘물벼락 갑질’ 사건으로 인한 오너리스크 이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만이 직위를 유지하고 조현아·조현민 자매가 모두 경영에서 물러났다. 또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도전을 받으며 세대 교체는 커녕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빠져 다른 재계 그룹들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