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줄 잇는 세대교체…GS·코오롱 등 ‘4세 경영’ 개막
재계 줄 잇는 세대교체…GS·코오롱 등 ‘4세 경영’ 개막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12.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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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맞춰 사업재편 가속화 전망
일감몰아주기 등 구태경영은 ‘해결 과제’
(사진=연합뉴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퇴임을 발표 후 임직원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코오롱그룹)

지난 2016년 박정원 두산 회장을 시작으로 최근 GS와 코오롱에 이르기까지 재계에 4세대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8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창업가의 길을 걷겠다”며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힌 것은 말 그대로 깜작 선언이었다.

특히 코오롱그룹이 이날 이 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35)를 전무로 승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함에 따라 본격적인 경영수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규호 전무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해 2015년 상무보를 거쳐 지난해 12월 ㈜코오롱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올해 초에는 코오롱하우스비전의 여성전용 셰어하우스 브랜드 ‘커먼타운’의 계열사 ‘리베토’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력 능력을 시험 받기도 했다. 

다만 현재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은 전혀 없으며 이 전무 경영 승계와 관련 이웅열 회장도 “나중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경영 승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은 테스트 기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오롱 보다 하루 일찍 인사를 단행한 GS그룹 또한 4세대 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27일 GS그룹은 40대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을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허 사장은 허동수 회장의 장남이다. GS그룹 4세 경영인 중 최연장자로 2006년 GS칼텍스에 입사, 2016년 11월에는 GS칼텍스 부사장으로 취임하며 4세 경영인 중 처음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입사 12년 만에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 셈.

이날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인 허준홍(43) GS칼텍스 전무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39)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전무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해 GS그룹 또한 4세 경영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CJ그룹도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33) CJ 미국지역본부 상무와 장남인 이선호(28) CJ제일제당 부장을 중심으로 한 다음세대 경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이경후 씨에게 상무대우 직함을 달아준 지 불과 8개월 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시켰다. 그의 남편인 정종환 CJ 미국지역 공동본부장도 상무대우에서 상무로 올렸다. 이선호 부장 역시 2012년 회사에 첫 발을 들인 이후 CJ제일제당 대리, 과장 등을 거쳐 입사 5년 만인 지난해 3월 ㈜CJ 전략실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의 세대 교체와 관련 “4차 산업혁명으로 현재 주력 사업들도 수년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영진과 업종의 재편에 속도를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세대교체를 위한 초고속 승진을 두고 경영능력 논란, 위화감 조성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책임경영에 더욱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아울러 앞 세대의 일감 몰아주기나 노사문제 등 구태경영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도 덧붙였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