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빙판길 등으로 인한 낙상 사고가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울증이 낙상사고를 더 키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우울증이 낙상 위험을 1.7배 높인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 1만180명(여 5743명, 남 4437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낙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대상자 중 19%(2201명)가 우울증을 경험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낙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410명을 보면, 우울증 그룹이 7.39%, 비우울증 그룹이 2.52%로 우울증과의 연관성이 뚜렷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이 23.5%로, 남성의 14.0%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우울증이 있는 고령자의 낙상 위험은 그렇지 않은 고령자에 견줘 1.7배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우울 증상이 낙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노인 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인지기능 저하, 자세 및 걸음걸이 이상, 항우울제 사용에 따른 낙상 위험 증가 등을 꼽았다.
노인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낙상사고는 고관절 골절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동반되는 합병증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전국 65세 이상 1만2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5.9%가 지난 1년 동안 낙상을 경험했고 이 중 64.9%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
박상민 교수는 "외국에서 나온 메타분석 결과를 봐도 우울 증상은 낙상 위험을 1.5배 더 높이는 요인이었다"면서 "노년기 낙상을 예방하려면 먼저 우울 증상 여부를 평가한 다음 약물치료에 앞서 운동이나 인지치료 등을 먼저 시도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