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불공정 공사계약 개선 착수
철도공단, 불공정 공사계약 개선 착수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07.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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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상생협력간담회서 건의서 제출
삭감위주 공사비 심사 관행 등 '우선 손질'
철도공단이 건설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공정 공사계약 관행을 개선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삭감 위주 공사비 심사 방식과 계약서상 독소조항 폐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후속조치 등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19일 대한건설협회(이하 대건협)에 따르면, 대건협은 지난 17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주최한 건설업계 상생협력 간담회를 통해 철도공단에 '규제개선 건의서'를 제출했다.

건의서의 주요 내용은 △단가개선을 통한 적정 공사비 반영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후속조치 촉구 △발주자 업무 부당전가 개선 △근거 없는 계약문서상 특수조건 삭제 등이다.

철도공단은 대건협의 건의사항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삭감 위주의 공사비 심사관행을 개선하고, 불공정 계약조건에 대해선 조속히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용지확보 이전에 발주한 공사로 피해를 본 건설사가 청구한 비용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특수계약조건상 독소조항의 여지가 있는 문구를 완화하거나 폐지할 방침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표준품셈은 공단 차원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는 아니지만, 삭감 위주의 공사비 심사관행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며 "대건협에서 지적한 대로 불공정관행이 있었다는 것은 내부에서 인지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대건협-철도공단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철도공단)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대건협-철도공단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철도공단)

대건협은 건의서에서 공사원가를 산정하는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가 지난 10여년간 하향 조정됐고, 이에 따라 공사 추정금액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철도공단이 삭감위주의 예산심사로 건설사가 제시한 공사비용을 더욱 낮게 책정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또, 단축된 근로시간에 따른 적정 공사기간 산정도 촉구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각 정부기관에 이번달 이전에 입찰된 공사의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을 공사비에 반영토록 권고했으나 아직 철도공단의 세부지침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공정 계약관행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그동안 철도공단이 공사용지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발주하는 사례가 빈번했고, 토지·건물 소유자의 민원과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비용을 건설사가 부담했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철도공단이 국내 공사계약 표준인 '기재부 계약예규’에 없는 특수계약조건으로 계약당사자가 참여한 회의록을 계약문서로 규정한 조항을 삭제해달라는 내용도 건의서에 담겼다.

회의에서 논의됐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며, 회의에서 발주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계약원본과 다른 사항을 계약서에 추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대건협은 공공기관들이 최근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용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건협 관계자는 "전 정권과 다르게 현 정부는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끊어내기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느껴진다"며 "특히 지난달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단히 전향적인 발표를 해 업계에서 후속조치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H는 지난달 공공기관 최초로 원가계산 현실화 및 적정 공사기간 반영 등을 골자로 한 '적정공사비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jej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