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과 합작법인 만들어 품질력 제고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3일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마켓오 레스토랑에서 오리온 간편대용식인 '마켓오 네이처'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래놀라 전문 브랜드를 앞세워 간편식 대용식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종합식품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허 부회장은 "전세계 시장에선 원물로 만든 식품인 그래놀라 바 같은 제품들이 전세계 유통매장을 석권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가까운 일본만 봐도 그래놀라 시장이 6000억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그래놀라 시리얼 국내 시장은 켈로그나 포스트 같은 외국 기업들이 석권하고 있지만 이들은 그래놀라를 수입해 자사 제품에 섞어 파는 방식으로 제조한다"며 "하지만 '마켓오 네이처'는 그래놀라의 전 공정을 담당하는 전문 브랜드로서 글로벌 시장을 리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쌀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6년 농협과 합작법인 '오리온 농협'을 설립했다. 이어 경상남도 밀양 지역에 600여억원을 투자해서 프리미엄 가공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전문 공장을 설립했다. 마켓오 네이처 제품은 이 곳에서 쌀을 빻는 것부터 곡물을 굽는 것까지 전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은 "연간 1인당 쌀 소비가 60kg 이하루 줄어든 반면 밀가루 소비는 34kg나 된다"며 "어떻게 하면 쌀가루를 활용한 좋은 식품을 만들어 쌀 소비를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오리온과 손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쌀가루를 활용한 좋은 식품을 공급하면 소비자는 건강한 식품을 먹을 수 있고 농가 소득도 증대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오리온과 함께 마켓오 네이처 12가지 제품을 론칭했다"며 "우리나라 쌀을 활용한 좋은 제품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이 야심차게 선보인 이번 신제품의 콘셉트는 '원물로 만든 자연한끼'다. 그래놀라를 중심으로 하며 제품은 크게 검은콩, 과일, 쌀 등 농협이 제공하는 국산 농산물 및 곡물, 야채 등을 원물 그대로 가공해 만든 '오!그래놀라' 3종과 '오!그래놀라바' 3종을 우선 출시한다. 9월에는 파스타를 재해석한 원물 요리 간식 '파스타칩'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놀라와 콘플레이크의 차이점은 사용하는 곡물과 공정의 차이에 있다. 콘플레이크는 옥수수를 얇게 펴서 가열, 압착한 제품이다. 설탕과 초코 등 조미를 강하게 처리해 당과 나트륨 함량이 비교적 높다.
그래놀라는 '곡물 뭉침'이다. 슈퍼푸드로 불리는 귀리와 건과일 등 각종 통곡물을 시럽과 함께 뭉쳐 오븐에 구워내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한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시리얼 회사에서도 그래놀라를 활용한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역시 당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시리얼보다 그래놀라를 선호하는 트렌드로 흐르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그래놀라가 시리얼 전체 시장 중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시리얼 시장 내 그래놀라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기준 2940억원 중 940억원으로 20%를 차지하다가 2016년 6010억원 중 4330억원인 70%로 급성장했다.
반면 한국 시장은 아직 그래놀라 제품의 입지가 협소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시리얼 전체시장 규모는 링크아즈텍 기준으로 2291억원 중 15%인 341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 시리얼 시장에서 그래놀라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틈새시장으로 보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허 부회장은 “마켓오 네이처는 제과를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오리온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간편대용식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오리온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