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그 여운이 잘 가시지 않는다. 오랜기간 준비해 온 올림픽이었지만 개막전까지만 해도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미국의 경제제재 등으로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가 편치 않았고,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재판과 계속되는 화재사고 등으로 나라 안 분위기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평창 올림픽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담이 컸지만, 우려와 달리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남게 됐다.
대회 운영과 시설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평창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바로 1만6000여명에 달했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이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했고, 전세계인을 위해 희생했다.
밝은 미소와 힘찬 인사로 관람객들을 맞았으며, 따뜻한 작별 인사로 강원도를 떠나는 아쉬운 발걸음을 위로했다.
경기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들을 늦은 밤 강풍 속에서도 웃음으로 배웅하던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것이 곧 기자의 머릿속에는 평창 올림픽의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전세계에서 강원도를 찾은 선수와 관람객들도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폐막식 연설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언급하며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감사의 꽃다발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새로 선출된 IOC 선수위원들과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장면은 폐회식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이렇게 눈과 얼음속에서 펼쳐진 지구촌 축제는 자원봉사자 한 명 한 명의 온기로 인해 어느 때 보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평화 올림픽'이 됐다.
이번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기여한 많은 이들 중 최고의 금메달리스트를 뽑는다면 그 주인공은 '자원봉사자'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