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설서 北 인권 실태 신랄 비판… "시험하지 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1박2일간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순방국인 중국으로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992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방한 후 25년 만에 국빈 방한했다.
전날 오후 12시18분경 한국 땅을 밟은 트럼프 대통령은 만 24시간을 꽉 채우며 1박2일 일정을 소화했다.
체류 시간이 일본과 중국에 비해 짧지만 한미 양국이 거둬들인 성과는 일본과 중국에 비해 뒤지지 않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전날 오후 오산기지에 도착한 트럼트 대통령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당초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을 계획이었은 이날 전격적으로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방한하는 미국 대통령을 청와대가 아닌 장소에서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기 위해 평택기지로 직접 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의 캠프 험프리스 공식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청와대에서는 국빈 예우에 걸맞은 성대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을 마친 뒤 곧바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북핵문제 해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한의 어떤 추가 도발도 한미 동맹의 확고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했다. 또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나라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코리아 패싱' 우려를 한번에 불식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북 군사옵션까지 거론하며 한반도 위기 수위를 끌어올리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평화적 문제 해결 원칙에 분명한 지지와 동의를 거듭 표시했다.
그동안 대북 대응을 두고 한미간 엇박자로 비쳐지던 것을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양국 정상이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언론들은 북한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가 많이 누그러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전 양정상은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각별히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국빈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나라에서 훌륭한 한국국민을 만나게 돼 영광"이라는 말로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자 했으나 기상악화로 무산됐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 만에 이뤄진 국회연설에서는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과소평가하지 말고 시험하지도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현충원을 참배하고 1박2일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음 순방국인 중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