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요구대로 수은 영구채 금리 내렸다
시중은행들 요구대로 수은 영구채 금리 내렸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4.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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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로 내려...은행권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동의할까

▲ 수출입은행.(사진=곽호성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채권은행에 발송한 합의서에 수출입은행의 영구채 금리 인하 등 시중은행 요구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이 자율적 채무조정안에 동의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은 합의서에 서명해서 7일까지 산업은행으로 보내야 한다.

6일 대우조선 채권단에 따르면 수은이 무담보 채권 1조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대신 금리 1%의 영구채를 산다는 내용이 합의서에 들어갔다.

관련 법에 의거해 수은은 법률에 의한 구조조정을 할 때 외에는 출자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따라서 영구채 매입을 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은 채무 재조정 논의 중에 수은의 영구채 금리를 지적했다. 수은이 금리를 3% 받겠다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시중은행은 만기 연장 무담보 채권에 대해 금리를 1%로 받기로 했다.

결국 시중은행의 요구가 수용돼 수은이 매입하기로 한 영구채 금리가 1%로 정해졌다.

여기에다 수은이 기존에 사들인 영구채 금리도 1%로 떨어뜨리기로 했다. 수은은 2015년 10월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이 나왔을 때 대출해 줬던 1조원을 지난해 말 영구채로 전환했다.

이번 합의서에는 출자전환하는 주식을 보통주가 아닌 의결권이 없는 전환상환 우선주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것은 시중은행 요구사항이다. 현행법은 은행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15% 이상 갖고 있으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대우조선에 지원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은 산은이 먼저 보증서를 내주고 시중은행이 복보증을 서는 형태로 정해졌다.

선주에게 선수금을 배상해줘야 하는 일(RG콜)이 생기면 시중은행이 정해진 비율로 분할해서 부담한다.

이것은 보증 순서에 따른 논란을 없애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정 RG를 한 시중은행이 모두 부담할 경우 어떤 번호표를 받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대우조선의 여건이 불리해진다고 해서 전체 RG에 대해 RG콜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의 효력이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채무조정이 끝났을 경우 발효된다는 점도 합의서에 들어갔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채무 재조정의 큰 틀에 합의한다고 했었지만 다른 이해관계자의 채무 재조정 동의가 전제 조건이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