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이번 주에 투자위원회를 개최하고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내놓은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로 입은 회사채 투자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내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 투자위원회에 대우조선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오전 국민연금 측에 대우조선 실사 보고서 등 기금운용본부가 요청한 자료를 전했다.
그러나 비밀유지 협약 동의를 자료 열람의 전제 조건으로 해서 기금운용본부 실무진이 전날 오후 4시까지도 자료를 보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정하지 못할 경우 다음 주 투자위원회를 추가로 개최해 채무조정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회사채 투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채무조정안을 수용해도 출자전환하는 회사채 50%에 대한 법적 권리를 적극 방어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소송을 내지 않고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출자전환 하는 회사채 50%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채무조정안 수용 결정에 참여한 기금운용본부 임직원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형사법상 국민연금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발행된 대우조선 회사채에 총 3887억원을 투자했다.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는 2008년부터 2016년 3월까지 진행됐다.
따라서 분식회계에 따라 잘못 작성된 재무제표를 근거로 발행된 회사채에 투자해 발생한 손해를 대우조선이나 딜로이트안진 등으로부터 배상받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견해다.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출자전환하는 대우조선 회사채 50%(액면금액 기준 1943억5천만원)는 모두 손실이 된다.
이것에다 만기 연장되는 나머지 물량에 대한 손실까지 더할 경우 국민연금의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로 입게 될 평가 손실은 2682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나이스신용평가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과 딜로이트안진 등을 대상으로 분식회계 때문에 생긴 주식 투자 손해를 배상하라는 48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별도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17∼18일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에서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늘리는 채무 재조정을 마치고 신규 자금을 넣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