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분쟁 종결에 활짝 웃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금융지주 전환 가닥
풋옵션 분쟁 종결에 활짝 웃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금융지주 전환 가닥
  • 권이민수 기자
  • 승인 2025.03.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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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펄마 이어 어피니티도 분쟁 해결…"지주사 전환 작업 집중"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어펄마),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IMM프라이빗에쿼티·EQT파트너스·싱가포르투자청(GIC))과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을 모두 해결하며 한숨 돌리게 됐다.

교보생명은 오랜 분쟁을 해소한 만큼, 금융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10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일본계 SBI그룹에 교보생명 지분 0.05%를, GIC는 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 4.50%를 지난 7일 각각 매각했다.

양사의 매각 단가는 23만4000원 수준으로, 투자 원금(24만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 총괄 대표는 "모든 이해당사자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대화와 협의를 지속해 합의점에 이르게 됐다"며 "파트너십은 종료하지만, 교보생명의 지속 성장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로 인해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 인수하기 위해 4개 펀드가 모여 만든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개 펀드의 엑시트(자금회수)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남겨진 IMM프라이빗에쿼티와 EQT파트너스도 각각 보유한 5.23% 지분을 두고 조만간 협상할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은 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를 말한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간 악연은 지난 2012년 시작됐다. 

당시 양측은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상장하지 못할 경우 신 회장이 지분을 되사오는 조건의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5년 교보생명의 상장이 좌절되면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양측은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주당 40만9000원을, 신 회장은 20만원 이하를 주장했다. 

이들 갈등은 대한상사중재원(ICC)중재판정과 대법원까지 갈 정도로 첨예했다. 

분쟁이 길어지면서 교보생명이 2023년 3월 공식 발표한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화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의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 등기 등의 절차가 필요한데, 그 중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주식 수 과반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인가 심사 과정에서 풋옵션 갈등을 들여다 볼 가능성도 있어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은 올해도 무리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분쟁 해결로 신 회장은 안도의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이번 계약으로 신 회장은 우호지분을 50% 넘게 확보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풋옵션 분쟁 해결로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2월 신 회장은 어펄마와 최종 합의를 통해 또 다른 풋옵션 분쟁을 종결시킨 바 있다. 

그는 어펄마의 교보생명 지분 5.33%를 주당 19만8000원(액면분할 전 기준)에 되사오는 계약을 체결했다. 

mins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