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국립대병원 적자 5662억…전년 대비 2배
사직 전공의 상당수, '동네 의원'서 근무…복귀 가능성 낮아
김선민 의원, "정부, 대란 수습·적자 보전책 세워야"
의정갈등 장기화와 전공의 사직 등의 여파로 인해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이 지난해 총 5662억 7898만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살펴본 결과 이들 병원의 지난해 전체 손실액은 5662억 7898만 원으로 2023년 손실액(2847억 3561만 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손실액이 가장 큰 국립대병원은 1106억 486만 원을 기록한 서울대병원이었다. 뒤를 이어 경북대병원이 1039억 7521만 원의 손실을 보며 마찬가지로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전남대병원(677억 4700만 원), 부산대병원(656억 4202만 원), 전북대병원(490억 9037만 원) 등도 수백억 원대 적자를 남겼다.
이밖에 충북대(418억 6281만 원), 제주대·충남대(334억 원), 강원대(314억 8851만 원), 경상국립대 병원(305억 7352만 원) 등도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병원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16억 5442만 원의 분당서울대병원이 유일했다.
현장에선 의정갈등이 장기화되고 의사 수가 줄어들며 나타난 진료 감소를 경영난의 직접적 요인이라고 짚고 있다. 그러나 당장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인정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는 한 위태로운 현재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년 전 병원을 떠난 전공의 10명 중 6명 가까이가 일반의로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은 의사를 뜻한다.
김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222명 중 지난달 기준 5176명(56.1%)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대형병원이 아닌 '동네 의원'에서 근무 중이다.
전공의들의 재취업 의료기관을 종별로 보면 5176명 중 58.4%인 3023명이 의원급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전공의는 1.7%인 88명에 그쳤다.
김선민 의원은 "의정갈등 장기화로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국립대병원들의 적자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며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해 공공병원에 막대한 적자가 나도 국가는 제대로 보전해 주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의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의사를 감소시키고 있는 형국"이라며 "하루빨리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해 의료대란을 수습하고, 정책 실패로 인한 적자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노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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