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계엄사령관' 육군총장, 3일 김용현과 둘이 만나 현안 토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각급 부대와 인물에게 계엄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군 관계자 증언이 나오면서 계엄 관련 사전 준비 정황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여인형 사령관의 직무 정지에 따라 현재 사령관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이경민 방첩사 참모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여 사령관이 지난 1일 북한 도발을 이유로 주요 간부들에게 지시 대기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전 '북한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 각 처·실장들은 음주 자제하고 통신축선 상 대기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12월 1일 여 사령관이 휴가 후 돌아와서 북한 도발 임박을 빌미로 대령급 실장들에게 통신상으로 지시 대기를 내렸냐'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나왔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이후 대남 풍선 살포를 멈춘 데다 탄도미사일 발사도 지난달 5일이 마지막인 만큼 북 측의 '도발'을 우려해 이런 지시를 내렸다는 데 물음표가 달린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여 사령관이 충암고 고교 선배인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계엄 사태 당시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 문상호 국군정보사령부 사령관도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 사령관은 "김 전 장관 지시로 선관위에 영관급 요원 10명을 파견했다"며 "김 전 장관은 3일 오전 10∼11시께 '해당 주에 야간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 팀 정도를 편성해서 대기시켜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해당 주가 아닌 당일 야간에 바로 임무를 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하라'는 추가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에 가서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를 지키고 있다가 다른 팀이 오면 인계해 주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선관위 CCTV에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이 담긴 것에 대해선 "제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지시했고, (촬영한 사진은) 제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12·3 계엄' 당일 오후 4시께 현안 토의를 위해 김 전 장관과 둘이 만났다고 뒤늦게 공개했다.
박 총장은 "(김 전 장관이) '21시 40분에 (국방부·합참 청사의) 장관 대기실에 와 있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약 1시간 뒤 계엄이 선포되자 같은 건물 지하의 합참 전투통제실로 이동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앞서 그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확인하고 나서야 계엄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