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공사비 낮춰 조합원당 7200만원 절감안 맞불
건설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자금 부담을 덜고자 통상 입주 시 납부하는 추가 분담금을 입주 4년 후에 납부할 수 있는 '분담금 납부 시점 선택제'를 제안했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대안설계로 공사비를 조합이 제시한 금액보다 더 낮춰 조합원당 7200만원을 절감하는 방안을 내놨다.
10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지난달 18일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 응찰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정비해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공동주택 2331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5723억원 규모로 강북권 재개발 사업 중 최대어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다음 달 18일로 예정됐다.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2위에 올라 있다. 이들 회사는 각각 조합원 자금 부담 경감 전략을 펴며 수주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은 '분담금 납부 시점 선택제'를 통해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4년 후에 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통상 정비사업 조합원은 분담금을 입주 시점에 내지만 선택제를 통해 조합원 자금 부담을 던다는 계획이다.
또 최저 이주비를 12억원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이주가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필수적 요소인 만큼 원활한 이주비 대출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은 "조합원 부담은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사업 조건만 담았다"며 "조합에 제시한 차별화 조건들을 반드시 이행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낮은 공사비로 맞불을 놨다. 조합이 제시한 예상 공사비 1조5723억원보다 868억원 낮은 대안설계 공사비 1조4855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당 부담금을 약 7200만원 절감할 방침이다.
여기에 단지 내 상업시설 구성부터 분양까지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 기업 '에비슨영'과 협업해 가치와 분양률을 높이고 상가 분양 활성화를 위한 전담 인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까지 최초 일반분양가로 100% 대물변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현재 두 회사의 제안을 검토 중인 단계"라며 "조합원을 위한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