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시청자권익침해, 납품업체피해, 품질저하" 악영향
유료방송 생태계가 도미노 위기에 직면했다.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되며 블랙아웃(송출중단) 사태로 이어진 게
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 5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주요 케이블TV 3사의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갑작스럽게 채널이 사라지는 불편을 겪었다”며 “또한 중소 납품업체들은 매출 감소로 타격을 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케이블TV 측은 “CJ온스타일이 전년 대비 60% 이상의 송출수수료 인하를 SO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송출수수료는 유료방송 생태계에서 중요한 재원으로 케이블TV 사업자들이 홈쇼핑 콘텐츠를 송출하는 대가로 받는 금액이다. CJ온스타일은 유료방송 시장 축소와 가입자 감소를 이유로 인하를 요구했지만 케이블TV 업계는 이를 과도한 요구로 봤다.
케이블TV 가입자는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5% 미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산업 전반의 구조를 뒤흔들 정도의 축소가 아니며 송출수수료 대폭 인하를 정당화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케이블TV 업계는 “CJ온스타일이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기존 관행을 뒤엎으며 송출수수료 인하를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CJ온스타일의 요구는 유료방송 생태계의 상호 의존적 구조를 흔들며 시장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입자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CJ온스타일은 기존 '단자 수' 기준을 폐기하고 8VSB(아날로그 송출방식인 단방향 상품) 가입자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8VSB는 디지털 소외 계층과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이를 산정에서 제외하면 이들 계층의 시청권 침해 논란이 불가피하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에 취급고 매출과 구역별 상품 판매 데이터를 포함한 방송 기여분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홈쇼핑사는 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방송을 통해 우회 결제를 유도하거나 모바일·인터넷을 통한 기타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대하면서도 구체적인 데이터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며 “송출수수료 대폭 감액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해 협상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송출수수료 협상이 단순한 비용 갈등을 넘어 시청자의 권익 침해, 납품업체 피해, 콘텐츠 품질 저하 등 유료방송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엄격한 시장 진입 규제 아래 운영되는 홈쇼핑 사업자가 송출중단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강행한 것은 SO뿐 아니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홈쇼핑 납품업체,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행위”라며 “SO는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거래 대가를 조정하거나 수신료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