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절반가량이 내년 긴축 경영에 나설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5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 내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경영’으로 설정한 기업이 전체의 49.7%에 달해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 중 긴축경영을 채택한 비율은 61%로 나타나 2016년 이후 9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은 긴축경영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전사적 원가 절감(66.7%)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와 채용 역시 축소 기조를 보였다. 기업의 39.5%는 내년 투자 계획을 올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했으며 대기업(300인 이상 기업)의 58.5%가 ‘투자 축소’를 계획하고 있었다. 채용 계획에서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으나 ‘채용 축소’를 답한 기업도 36.9%에 달했다.
기업들은 내년 가장 큰 경영상의 애로 요인으로 △내수 부진(66.9%) △인건비 부담 가중(64.0%)을 꼽았다. 이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16.3%) △주요국 성장 둔화(19.7%) 등 대외 리스크도 기업들이 마주한 주요 장애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응답 기업의 82%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대중국 견제는 한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기업들의 중장기적인 불안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현 주력사업이 주요 수익원으로 가능한 기간이 ‘5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52.7%를 차지했으나 이들 중 58.8%는 대체사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며 "내년도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