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규모가 당초 미국이 밝힌 3천명보다 많은 약 1만 명에 가까울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실전투입을 앞둔 북한군이 전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복수의 군사 전문가를 인용한 보도를 통해 "파병된 북한군은 전반적인 전황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적은 숫자이지만, 러시아의 쿠르스크 영토 수복에는 도움을 줄 충분한 규모"라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1만2천 명에 달하는 북한 병력이 조만간 러시아 영토에 배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북한 병사와 장교 약 3천 명이 이미 러시아 영토에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들을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이 배치됐다고 밝힘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수적 우위'를 이용하는 러시아의 지상전 전술에 동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국방전략센터(CDS)의 빅토르 케블리우크는 몰아치는 "지상 공격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러시아의 오랜 전략에 따라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진지 공격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이 가장 철저히 요새화한 진지를 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템 콜로드케비치 우크라이나 제61 기계화여단 부사령관도 "북한군의 숫자로 볼 때, 특정 지역에서 (러시아의) 적대 행위 수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영국군 국방무관 출신인 존 포먼 등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후방 지원 역할에 집중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포먼은 "북한군이 수비 태세를 유지하고 최전선을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러시아군이 공격작전을 좀 더 자유롭게 수행하게 할 것 같다"며 "북한군을 공격에 투입할 경우, 그들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 러시아 사령관이 작전 수행에서 머뭇거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북한군이 한국 전쟁이 일어난 1950년대 이후 참전한 적이 없으며, 만약 최전선에 투입된다면 전투로 단련된 우크라이나군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앞서 미국 국방부가 같은 날 북한이 러시아로 파견한 병력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가깝게 이동했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군의 실전 투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