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연결된 합천, 운석충돌구 관광지로 돌아오다
우주와 연결된 합천, 운석충돌구 관광지로 돌아오다
  • 조동만 기자
  • 승인 2024.08.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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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 합천운석충돌구 교육 모습 (사진=합천군)
문화관광해설사 합천운석충돌구 교육 모습 (사진=합천군)

우주를 상상해보자. 차갑고 어둡고, 깜깜한 공간 속에서 밝은 별이 반짝인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꿈은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우리와 우주를 연결하는 특별한 장소를 대한민국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경상남도 합천군이다.

합천군의 초계면과 적중면은 최근 운석충돌로 형성된 ‘운석충돌구’로 밝혀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 지역에서 시추코어 조사와 광물 분석을 통해 강력한 충격에 의해 변형된 암석인 ‘충격원뿔암’과 평면변형구조가 확인되는 석영 광물 입자를 발견했다. 이는 초계-적중분지가 운석충돌로 형성된 운석충돌구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로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합천군은 이 운석충돌구의 독보적 가치와 대체불가능한 관광자원임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합천 운석충돌구 관광인프라 구축’을 공약사업으로 제시했다. 목표는 운석과 지질을 테마로 한 세계적인 관광지 조성이다. 2022년 10월부터는 ‘합천운석충돌구 세계지질테마공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해 관광개발 구상안과 적합 부지 선정 등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도출했다.

용역 결과, 합천운석충돌구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평가되었고, 개발 파급효과와 경제성 분석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어 관광자원 개발의 타당성을 확보했다. 이제 군은 초기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합천운석충돌구 거점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며,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센터는 홍보와 전시, 지질 교육 기능을 수행하며 체험형 관광을 제공할 예정이다.

외부 활동을 중심으로 한 관광 인프라로는 ‘합천운석충돌구 환종주 탐방로’가 제시됐다. 대암산, 미타산 등 초계·적중 일원의 능선 33km를 연결해 ‘운석충돌구 환종주’라는 상징성을 극대화하고, 운석충돌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도 조성되었다. 또한 운석충돌의 증거를 지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지오사이트 관람지를 조성하고, 충격원뿔암과 변형 구조 석영 등의 전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지질자원은 거점센터에 전시될 계획이다.

합천군은 지역 경관을 개선하고 ‘운석충돌의 고장’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대표 캐릭터 ‘별쿵’을 활용한 상징 조형물을 초계면과 적중면 일원에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8월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해, 합천운석충돌구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관광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는 동안, 합천운석충돌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23년 9월 초계대공원 내에 관광안내소가 설치됐다. 이곳에서는 운석충돌로 형성된 지표의 표본과 충격용융암 등 실물 증거를 전시하고 있으며, 해설사가 상주해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경남연구원은 G·BRIEF를 통해 합천운석충돌구 관광개발의 국책사업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운석충돌구는 독보적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해 생활 인구를 늘려 지역 경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또한 운석충돌구가 우주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우주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합천군 단독으로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국가적 지원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합천군은 합천운석충돌구 관광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유일의 지질자원을 독보적으로 활용해 관광 인구 유입을 통한 지방소멸 대응과 우주 산업 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관광 개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질학에 관심 있는 학문적 수요와 전국의 학생, 가족 단위 관광객의 흥미와 교육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내실 있는 콘텐츠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합천/조동만 기자

dmcho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