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아닌 PA 중심 병원 전환... 의료계 '우려' 한 목소리
전문의 아닌 PA 중심 병원 전환... 의료계 '우려' 한 목소리
  • 최문정 기자
  • 승인 2024.08.11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호계, 제도화 요구... "법 제정 필요"
의사, PA 제도화 반발...국민건강 위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전문인력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가운데 전문의 구인난을 겪는 병원들 사이에서 '진료지원을 하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중심 병원'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반발이 생기고 있다.

PA 간호사는 수술 보조 등 의사 업무 일부를 대신하는 간호사를 일컫는 것으로, 간호계에서는 전담간호사라고 통용된다.

병원과 정부가 법적 근거·보상 없이 업무를 떠넘겼다며 제도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입장이며, 의사들은 PA 제도화가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자들은 급격한 제도 도입에 따른 안전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정부와 의료계에 의하면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의 주요 과제로 수련병원 전공의 의존도를 낮춰 전문인력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전문의와 PA 간호사가 '원팀'으로 일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방침이지만, 상급종합병원들의 만성적인 전문의 구인난과 인건비로 인해 PA 간호사가 대거 투입돼 전공의 업무의 상당수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현 상황은 전문의 인건비 등의 문제로 병원들이 '전문의 중심' 병원이 아니라 'PA 중심' 병원으로 가는 것 같다"며 "제대로 된 의료개혁이 맞나 싶다"고 토로했다.

간호사들은 간호법 제정으로 의사 부족으로 인한 업무를 PA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문제가 해결돼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간호사들의 숙련도에 따라 이들이 수술 보조, 응급환자 약물 투여 등 일부 의사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나, 3년 이상의 임상 경력 보유자에 한해서 일반 간호사를 PA로 전환하도록 하는 권고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때와 달리 위험 부담이 있는 근무나 추가 근무에 대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들 또한 여야가 각각 PA 법제화 내용을 담은 간호법안을 발의해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는 의사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의 지침과 관련해 "검체 채취 등 인체 침습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어 국민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단체 역시 충분한 준비 과정 없이 추진되는 PA 법제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신아일보] 최문정 기자

mjchoi398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