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1단계법)이 시행하고 있다. 2017년 12월 국무총리실이 ‘조속한 시일 내 입법조치를 통해 요건을 갖추지 않고는 거래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지 6년 7개월만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너무 늦게 이행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1단계법은 △이용자 예치금과 가상자산 등 이용자 보호 △가상자산 시장을 사기판으로 만든 핵심 원인인 불공정 거래 규제 중심의 한정된 내용에 그친 법이라는 한계점도 갖고 있다.
1단계법 외의 내용은 2단계법에 포함해 입법하게 된다. 문제는 2단계법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한 데다 21대보다 여소야대가 심화된 22대 국회는 특검법·청문회·방송법 등 여야 간 극한 대치로 국회 고유기능인 입법에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도 여야간 쟁점 없는 법안마저 논의도 멈췄다고 보도할 정도로 국회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2단계법이 언제부터 논의될지조차도 오리무중이다.
2단계법 입법부재는 1단계법 시행을 계기로 모처럼 정상화돼 가는 가상자산 시장을 또 다시 사기판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1조원 이상 피해가 예상되는 티몬·위메프 정산 중단도 입법부재 후유증으로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다.
특히 비트코인 반감기 사례로 볼 때 지난 4월 반감기를 기점으로 반감기 4~6개월 후 시작되는 알트코인을 포함한 광기의 상승장, 반감기 12~18개월 후 시작되는 대폭락장을 앞두고 있다.
2단계법 입법부재 최소화 대안이 시급하다. 그 대안은 2단계법 내용 중 우선 시급하고 시행이 가능한 내용부터 먼저 입법하는 1.5단계 입법이다. 1.5단계법에 코인백서도 포함해야 한다. 명칭도 뜻이 아리송한 백서가 아닌, 개념이 명확한 사업계획서라고 바꿔야 한다.
헌데 지금 이 순간 통탄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2년 60조원 이상의 투자자 피해를 유발한 테라·루나 국내 관련자 1심 재판에서 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등은 “백서 근거법이 없다”, “백서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핵심 작동원리를 제시하는 학술적 문서일 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도 백서의 입법부재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백서의 근거법 부재를 이유로 백서내용이 사실과 다르다 해도, 내용이 부실하다 해도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코인백서도 1.5단계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 암호자산법(MiCA)에서도 백서에 포함해야 하는 내용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가상자산 시장이 사기판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극소수 5%만 이윤을 보고 95% 절대 다수가 손실을 보는 시장이 돼서도 안 된다. 그 대안은 백서를 포함한 시급하면서도 시행 가능한 사안부터 먼저 입법하는 1.5단계법 입법으로 입법부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과 국회는 지난 4.10 총선공약 이행을 위해 조속한 1.5단계법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강성후 KDA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