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게임사 오너부활 신호탄…본질은 더이상 게임 아니다
[데스크칼럼] 게임사 오너부활 신호탄…본질은 더이상 게임 아니다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4.03.19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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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게임업계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10년 넘게 등장하지 않던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의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것이다. 사진 한장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을 만큼 은둔형으로 알려진 박 의장의 등장은 그야말로 게임업계 분위기상 파격적으로 해석됐다.

그만큼 현재 국내 게임업계가 처한 위치가 심각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박관호 의장의 대표이사 등극 소식에 대부분 언론은 위기에 직면한 게임업계의 승부수로 확대해 분석했다.

주요 게임사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일찌감치 대표이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던지고 있는 것 중 하나로 본 것이다. 실제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모두 리더십 변화 또는 변경을 예고한 상태다.

넥슨은 ‘20년 넥슨맨’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일본법인)에 선임했다. 그리고 넥슨코리아 대표에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공동대표로 올렸다.

넷마블은 올해 시작과 함께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로 리더십 강화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오너인 김택진 대표에 박병무 대표를 추가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로 새판을 그릴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와 컴투스도 각각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하며 게임사 리더십 변화의 물결에 올라탔다.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2023년)을 보인 게임업계가 체제개편을 통해 개혁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사실 눈에 띄는 개혁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게임 빅3가 모두 ‘투톱체제’를 가동해 눈길을 끌고 있지만 초점은 단순히 ‘게임’본질과 ‘경영’능력으로 이분화된 것으로만 보일 뿐이다.

넥슨은 게임전문가 외 한명이 커뮤니케이션 담당 출신 대표다. 넷마블은 경영기획 담당 출신이다. 엔씨소프트는 법률가 출신이다. 카카오게임즈와 컴투스도 재무‧경영통이다.

즉 변화를 위해 투입시켰다는 대표이사들이 모두 ‘경영,재무,법무’ 쪽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물음표가 붙는다. IT전문가 출신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위메이드만 유일하게 ‘오너’를 등장시켰다. 게임업계에서 사용하지 않는 회장 직급을 달았고, 김택진 대표 외에는 붙이지 않는 대표이사 직책까지 박관호 회장 스스로가 붙였다.

박 회장(대표)이 게임업계에 주는 의미는 엄청 클 것으로 확신한다. 오너가 경영일선에 복귀하면 굵직한 의사결정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미래를 더 멀리 볼 수 있게 된다. 단순히 현재의 숫자(실적)에만 연연하지 않고 10년, 20년 후의 미래사업을 본다는 얘기다.

즉 게임사의 본질은 이제 ‘게임’이 아닐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사의 본질은 이제 ‘IT혁신’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유일한 오너 대표체제였던 엔씨는 AI(인공지능) 전담조직을 만들어 AI 선두주자 반열에 올랐다. 몇 년전까지 오너일가가 대표이사를 맡았던 컴투스는 메타버스 사업에 심혈을 기울일 수 있었다. 물론 현재는 모두 재정비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오너가 등장하면 게임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를 보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위메이드도 박 회장의 등장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 극대화를 예상할 수 있는 상태다.

20여년전 놀라운 게임산업 혁신을 이끌었던 젊은 1세대 게임CEO들이 박 회장을 기점으로 다시 전면에 나와야 할 시점이다. 이번엔 게임이 아니라 ‘인공지능, 블록체인, 가상현실,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의 IT기술로 말이다.

게임사 혁신은 게임이 중심이 아닌 게임을 활용하는 IT기업이 되어야 붙일 수 있다. 그들에게는 코로나19때 영입한 우수한 IT인재들이 아직 가득하다. 혁신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