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 가동… 정주인구 6만·생활인구 30만 유치
영암군,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 가동… 정주인구 6만·생활인구 30만 유치
  • 최정철 기자
  • 승인 2024.02.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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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암군)
(사진=영암군)

청년인구 유출, 저출생·고령화, 인구 감소,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남 영암군이 팔을 걷어붙였다.

14일 군은 ‘영암 활력, 도약하는 더 큰 영암’을 비전으로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역점 추진에 ㅏ나섰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7,000억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지속가능한 인구구조의 틀을 세우는 것이다.

군은 주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연계형 일자리를 창출해 정주인구 6만 명을 회복하고, 생활인구 30만 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이런 토대 위에서 더 크고 더 젊은 영암으로 도약을 모색하기로 했다.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는 군을 포함, 전국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 군은 2023년 12월 말 기준 인구가 5만2350명이고, 이 중 25%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다.

2012년 5만9997명으로 6만 선이 무너진 이래 군의 인구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부터는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인구 자연감소 현상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젊은 층의 결혼 기피 등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출산율 반등의 계기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민선 8기 군은 이런 추세에 변곡점을 찍기로 했다. ‘영암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를 마련한 이유다. 이 프로젝트는 ‘출산’에 초점을 맞춘 지금까지의 일시적·시혜적 인구정책에 대한 점검에서 출발했다. 기존 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청년 유입’과 ‘생애주기 종합지원’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청년인구를 늘려 인구구조의 허리를 탄탄히 하는 사업, 주민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꾸준하고 체계적인 지원 방안 등이 이번에 내놓은 ‘영암 인구 프로젝트’에 빼곡한 이유다. 이렇게 장기적·생산적 인구정책을 펼칠 때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고, 지역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군의 결론이다.

영암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는 △더 큰 영암 △더 젊은 영암 △영암읍 콤팩트시티 △어린이 친화도시 영암 △영암네이버스 운동 △영암형 3대 은행 구축 △영암형 공공주택보급 △100개 협동조합으로 구성돼있다.

먼저 ‘더 큰 영암’은 ‘가자 고향으로 귀향 프로젝트’의 부제가 붙었다. 영암으로 온 은퇴자와 귀향인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시설과 생활 기반, 일자리를 제공해 돕고, 지역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내용이다.

더 큰 영암을 위해 군은 영암읍 천황지구에 일자리 연계 은퇴자 주거단지 100세대를 건설해 분양하고, 금정면·미암면에는 각각 30, 50세대의 타운하우스를 조성하기로 했다. 귀향 청년의 소득 지원과 생활 안정을 위해 주택임대 1억, 농지·상가 임대 1억, 생활지원 대출 1억을 포함해 정착 시기별로 다양한 정책지원책을 마련했다.

 

주요 사업은 △은퇴자마을 조성 △귀향 일자리 창출 △은퇴 예정자 빈집 지원 △귀향 주거단지 조성 △귀향 상담실 운영 △청년 귀향 정착 정책 등이다.

다음 ‘더 젊은 영암’은 ‘로컬크리에이터, 청년 창업 지원’을 내용으로 한다. 창업·창작·지역사회공헌 등에 나서는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해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17개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150명의 고용 창출 계획을 세운 영암군은,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해 지역 내 구인·구직 및 창업지원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청년의 일과 휴식 공간인 ‘영암 워케이션센터’을 조성하고, 로컬크리에이터 창업과 사회적경제 주체 발굴·육성에도 나선다.

△지역맞춤형 청년 일자리 △창업지원 거점 공간 조성 △일·휴식 인프라 조성 △아이디어 공모 연계 창업 지원 △사회적경제기업 육성·발굴이 중요 사업이다.

영암읍 인구 1만 명 회복을 위해 ‘콤팩트시티 조성’이 추진된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의 여파로 영암읍의 2023년 12월 현재 인구는 7,815명이다. 여기에 상권마저 침체돼 변화의 동력이 절실하다. 영암군은 콤팩트시티 조성으로 영암읍의 인구를 1만 명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했다.

군은 월출산과 영암천을 이은 생태 환경을 콤팩트시티의 기초로 삼기로 했다. 여기에 천황사 권역, 기찬랜드 권역, 교동 권역, 남풍 권역에 총 14개 사업의 생활 인프라를 집약해 콤팩트시티를 구축한다. 영암군청 광장 및 ‘군민의 강’ 조성, 영암공원 리모델링 등으로 영암군민이 영암읍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도록 할 방침이다.

△주거환경 개선 △생태환경 조성 △콤팩트시티구축 △생활인프라 구축 △군청 소재지 소통공간 활용 △정책지원 강화로, 군은 사람과 자연, 농촌과 도심이 조화를 이루는 콤팩트시티의 전국 모범을 영암읍에 창출하기로 했다.

또한 ‘어린이 친화도시 영암’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에 나선다. 이는 아동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수요자 중심의 돌봄 체계를 확립해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지역사회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맘(MOM) 편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 임신·출산 지원책에 군립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장애가구 임산부 ‘홈헬퍼’ 지원 등을 더하기로 했다. 촘촘한 돌봄과 아동 친화 환경을 위해서는 ‘영암형 아동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양육수당 체계를 개선해 가정의 경제적 부담 덜기에 나선다.

아울러 영암어린이문화센터 건립과 공동육아나눔터 설치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체 육아를 정착하기로 했다.

예정된 사업은 △결혼비용 및 주거안정, 부모교육 지원 △임신·출산 지원 △경력단절 여성 직업 능력 개발 및 교육 훈련 지원 △육아·돌봄 지원 및 아동 친화환경 조성 △진로진학 교육 여건 마련이다.

‘영암네이버스 운동’으로 관계·생활인구를 확대하고, ‘영암친구 맺기’로 영암 인구의 외연을 넓힌다. 영암에 관심 있거나 관계를 맺은 방문객을 영암네이버스 플랫폼으로 지속 관리해 다시 지역을 찾게 만들고, 영암을 널리 홍보하는 자원으로도 활용하는 내용이다.

군은 고향사랑기부자, 명예 군민, SNS 구독자, 영암군민속씨름단 서포터즈, 영암몰 고객 등 지역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을 디지털 군민 플랫폼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들에게 각종 혜택과 함께 군정 참여 기회도 부여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는 관계인구로 편입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잠재 생활인구 검토 및 지속 발굴 △디지털 영암군민 플랫폼 구축 △디지털 군민 각종 혜택·기회 부여가 역점 사업이다.

‘영암형 3대 은행’으로 재능기부은행, 농지은행, 빈집은행을 설립한다. 농사지을 땅, 살 집이 없어 영암 정착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영암군에서 농지와 빈집을 빌려주는 시스템을 만든다. 동시에 나눔과 연대로 작동하는 지역공동체를 목표로 군민의 재능과 자원봉사 활동을 발굴·배분하는 인적자원은행도 설립하는 내용이다.

군은 ‘나눔플랫폼 영암e지’에 봉사·재능·공유은행을 담아 지역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기로 했다.

 

군이 확보한 농지를 귀농인, 청년농에게 5년 동안 저렴하게 임대해 주고, 청년후계농에게 국비 융자 등을 지원하는 농지은행도 설치한다. 나아가 빈집 보상비 지원으로 군민의 집수리를 도와 마을경관과 정주여건 개선 효과도 얻기로 했다.

주요사업으로 △재능기부은행 △귀농·청년농 농지은행 △빈집은행 설립이 있다.

‘영암형 공공주택 보급’으로 인구 유출 방지와 정주인구 확보에 나선다. 이 프로젝트는 미래 생산인구 대비 부양인구 증가에 대응하고,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군은 청년임대주택 건립으로 주택 부족 해소와 청년 주거 안정 지원에 나선다. 영암 남풍지구 고령자복지주택 인근에 사업비 150억 원을 들여 50호의 청년임대주택을 건립한다.

영암형 공공주택 사업으로 공공(청년)임대주택 300호를 건립해 청년인구를 유치하고, 청년 포함 주거복지 대상자에게 임대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펼친다. 여기에 ‘영암형 1만원 주택’, 청년농촌보금자리, 지역활력타운으로 청년이 주거문제로 영암을 떠나는 일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임대주택 건립 △주거복지 대상자 공공주택 임대료 지원 사업이 골자다.

마지막으로 ‘100개 협동조합 프로젝트’로 공동체 가치가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도록 만들기로 했다. 협동조합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경제기업이 마을과 지역사회의 활동을 주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수직적 경제에서 수평적 경제로 전환하고, 협동의 가치가 지역순환경제의 핵심으로 자리하도록 만드는 프로젝트다.

군은 사회적경제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먼저, 실태조사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경제기업 맞춤형 컨설팅, 판로 확대, 기업 간 협업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사회적경제 창업·역량 교육을 상시화해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주체 발굴·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중점 사업으로 △사회적경제 육성 맞춤형 지원 △지역기반형 사회적경제 신규 모델 발굴이 있다.

군 관계자는 “영암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는 ‘내가 영암에서 살 수 있을까’ 묻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영암군이 내놓는 답변이다. ‘누구나 영암에서 불편함과 부담감 없이 생활을 꾸리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시스템으로 돕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인구 혁신 프로젝트 성공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영암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암 인구 희망 8대 프로젝트는 주거에서 일자리까지, 정착에서 생활까지 경제·사회·문화를 망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시대에 영암군의 프로젝트가 지자체 인구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지 기대된다.

군은 인구 희망 프로젝트 발표에 앞서 ‘2023년 생애주기별 인구정책 가이드북’ <영암에 살어리랏다>를 발간·배포했다. ‘유아기’ ‘아동·청소년기’ ‘청년기’ ‘장·노년기’ ‘전생애’ ‘결혼’ ‘임신·출산’ ‘귀농·귀촌’ 분야로 나눠 영암군의 인구정책을 총망라한 책자다. 이번에 발표한 인구 희망 프로젝트의 생애주기별 버전이다.

jccho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