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 이격·수직 교차 통해 층간소음서 자유로운 실내 계획
가천대학교 건축학과 4학년 김동영 씨와 3학년 장보승 씨는 아동 범죄 예방 디자인을 적용한 '광장 품은 원형 마을' 설계로 '제27회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학생 주택건축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육아 친화형 복합 주거'라는 주제에 맞춰 어디서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안전한 육아 공간을 구상했다. 주거동 내부는 수평 이격과 수직 교차 배치를 통해 층간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으로 그렸다. 신아일보가 지난 18일 김동영·장보승 씨를 인터뷰했다.
Q 대상 수상작 'O(One)NE(Neighbor) : 한 이웃'의 설계 주안점은 무엇인가?
김동영 "'심플함', '단순함'에서 시작했다. 이번 공모 주제가 아이들을 초점으로 진행되기에 자유로움, 심플함 이런 형용사들이 (구상 단계에서) 많이 나왔다. 이에 어울리는 형태가 뭘까 생각해 봤을 때 원이 가장 심플하다고 생각했다. 정방향 대지에 부합하는 원형 형태를 생각하고 나아가 원형의 마을을 시작으로 모든 공간이 이뤄지도록 방향을 잡았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설계적 아이디어를 적용했나?
장보승 "원형의 형태에서 가장 중요시 했던 부분은 아이들의 안전이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감시가 가능한 형태를 뜻하는 '셉테드(CPTED, 범죄 예방 환경 설계)' 디자인으로 발전됐다. 또 아이들을 키우기 편한 주거를 생각하면서 소음에 대한 어려움을 떠올렸다. 그렇기에 주거동은 7.2도 이격된 원형 배치로 구성해 층간소음을 방지했다. 수직적으로도 교차 배치해 아이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거실 부분에서 층간소음이 덜하도록 했다. 추가로 방음부스를 설치하는 등 아이들의 소음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거를 구성했다."
Q 공모전 주제가 '육아 친화형 복합 주거'였다.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김동영 "육아를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경험이 아니라 인터넷에 있는 의견이나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가장 많이 나왔던 어려움이 소음 문제였다. 아이를 맡길 공간의 부재도 있었다. 들은 것과 이를 설계에 풀어내야 하는 상호작용에서 경험적인 게 없었던 것이 어려운 점이었다."
Q 공모전 밖 건축에 관해 얘기해 보자. 청년 건축가로서 꿈을 펼치는 데 힘든 점은 없나?
김동영 "아직 사회에 나가보지 않은 학생 입장에서는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건축가가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그것을 해내야 하는 기간이 너무 짧은 우리나라 시스템이 '건축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없다'는 인식을 만들게 된 것 아닌가 한다. 그로 인해 청년 건축가가 뭔가 시도해 보려고 해도 마감 기간도 짧고 해야 할 일도 많기에 상상력보다는 이미 잡혀있는 사상에 의해 움직여야만 하는 것 같다. 가우디에게 설계권을 줬던 재력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우디의 건축이 나왔던 것처럼 그런 사상,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한국 건축의 미래 비전은 무엇이라고 보나?
김동영 "현재 챗GPT(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AI(인공지능) 기술들이 많은 산업에 유입되고 있는 것처럼 건축에도 미래 기술인 AI나 코딩 등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건축도 컴퓨터공학 정도의 지식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툴들에 대한 기초적인 베이스 코딩 언어와 활용 가능한 다양한 자동적인 스크립트를 구성할 줄 아는 지식과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건축에서 사람이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 (도면을) 그리는 게 가장 중요한 베이스지만 부차적인 단순 작업 등은 코딩과 연결되면 앞서 말한 워라밸 등도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Q 어떤 건축가가 목표인가?
김동영 "베풀고 나누는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싶다. 건축은 삶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머무는 공간을 담당하고 있다. 나누지 않으면 결국에는 그 공간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되고 한 사람만, 혹은 소수만 사용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렇기에 현재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이런 마음을 품고 건축가로서 목표를 갖고 사무소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장보승 "다들 그렇듯이 건축설계사무소에 갈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열려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