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단지보다 분양가 높아…은행 대출 부담도 여전
'강북 최대어', '이문뉴타운 대장주' 등으로 주목받은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청약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 청약에서 공급 호수보다 많은 건을 접수했지만 일부 주택형은 예비 입주자분을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을 받다. 올해 인근에서 풀린 다른 단지보다 분양가가 높았고 은행 실질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이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청약홈을 통해 1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 결과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공급 호수보다 많은 신청 건을 접수했지만 예비 입주자분을 채우지 못한 59㎡E(이하 전용면적 기준)와 84㎡D·E는 2순위까지 청약받아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4321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이문 뉴타운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강북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이 도보권에 있고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단지로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입지에 들어서는 단지임에도 분양가가 다소 비쌌던 게 청약 흥행에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미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어 추후 가격 상승 여력이 낮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 84㎡ 기준 분양가는 12억~14억원으로 책정됐다. 같은 전용면적 기준으로 올해 인근에서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9억6000만~9억7000만원에 풀렸고 '래미안 라그란데'도 10억7000만~10억9000만원에 공급됐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신규 아파트는 소비자들이 차익을 기대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가가 인근 단지보다 높게 책정된 단지는 저렴한 분양가로 풀리는 단지보다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낮을 수 있다"고 봤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중은행 실질 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이달 최고금리는 5~5.6% 수준으로 전월 평균 금리 4.3~4% 대비 1%p가량 높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주택 소비자 심리가 위축한 가운데 주요 입지에서도 청약 성적이 부진한 모습"이라며 "시중은행 실질 대출 금리가 높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분양가 상승이 지속하는 만큼 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더 신중히 사용하면서 지역별 청약 시장 양극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전국 민간아파트 ㎡당 분양 가격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김웅식 연구원은 "현재 분양가 상황이 이어진다면 청약을 할 사람은 하고 안 할 사람은 안 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지역별로 청약 시장이 양극화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진형 교수도 "아무리 서울이라도 입지 여건 등에 따라 청약 흥행 여부가 갈릴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청약통장을 더 신중히 사용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