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국감 출석... "국가가 2차 피해 저질러"
[2023 국감]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국감 출석... "국가가 2차 피해 저질러"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0.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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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재판과 아무 관련 없는 것들이 양형 기준 돼야 하는가"
여야, '피해자 공판기록 열람제한' 지적... 부산고법장 태도 논란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부산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비공개로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부산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비공개로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20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직접 출석했다. 피해자는 가해자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과 공포감을 호소하며 "국가가 2차 가해를 피해자에게 하는 거라고 분명히 느낀다"고 절규했다.

피해자 A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했다. 이날 피해자는 신분 노출 우려를 이유로 증언대 뒷편에 가림막을 설치해 비공개로 증언에 나섰다.

A씨는 법원이 자신이 신청한 1심 재판 기록 열람을 법원 측에서 거부하면서 민사 소송을 따로 제기한 후에야 사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분노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가해자 측에 노출돼 끊임없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 A씨는 가해자로부터 ''다음번에는 꼭 죽여버리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혼자서 이 피해를 감당하면 끝났을 일을 괜히 가족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 숨이 막히는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A씨는 법원의 감경 사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1심 공판 내내 (가해자가) 살인미수에 대해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어떻게 이 가해자의 반성이 인정되는지를 전혀 인정할 수가 없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잘 알지도 못하고 가해자의 마음도 잘 알지도 못하는데 재판부가 독심술사도 아닌데 어떻게 그걸 알고 재판과 아무 관련도 없는 반성, 인정, 가난한 불우환경이 그 재판의 양형 기준이 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재판부를 비판했다.

가해자는 1심에서 살인미수죄가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에선 검찰이 강간살인 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해 징역 20년으로 형량이 늘었고 지난달 대법원에서 형량이 확정됐다.

여야 위원들은 사법부에 형사소송 재판 제도개선을 촉구하며 피해자가 공판 기록 열람을 위한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상정보가 가해자에게 노출된 것이 피해자를 '보복범죄' 공포에 떨게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되는데 법원이 '기계적 감경'이라고 질타하며 "피해자의 (공판 기록) 열람 등사는 재판을 받을 권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결국 피해자에게 공판 기록을 주지 않아서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노출됐고 보복범죄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피해자 권리 구제를 위한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답변에 나선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은 피해자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지만 답변 태도를 놓고 위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질의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김 고등법원장이 웃음기를 내보이자 조 의원은 "이게 웃을 일인가. 부산에서 당신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 몰라도, 그 태도가 뭔가"라며 "인간이라면 좀 미안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