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베이비부머 은퇴 시대, 연금 활용 역량 높여야
[기고] 베이비부머 은퇴 시대, 연금 활용 역량 높여야
  • 신아일보
  • 승인 2023.10.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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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 소장
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 소장(사진=삼성증권)
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 소장.(사진=삼성증권)

우리 사회 변화의 근저에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큰 추세가 있다. 최근 합계 출산율이 0.8을 밑돌며 최저치를 경신해 ‘국가소멸’까지 언급되는 위기의식이 공유됐다. 한편에서는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 파도가 들이쳤다.

700만명이 넘는 소위 산업역군 세대가 법정 정년에 차례로 도달하면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대규모의 은퇴자들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후에도 68-74년생 600만명, 79-85년생 550만명의 큰 은퇴 파도가 남아있다.

최근 연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경제활동 기간에 저마다 축적해 왔던 자산을 은퇴 후의 생활비로 전환해야 하는 은퇴세대의 고민으로부터 출발한다.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은 은퇴생활에서 단비 같은 존재이지만 지난 7월 국민연금공단의 통계에 의하면 1인당 평균 수급액은 60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20년 이상 가입자도 약103만원에 그친다.

◆연금계좌를 활용한 자산의 현금흐름화 필요

은퇴 생활비를 보충하려면 보유자산을 지속가능하고 예측할 수 현금흐름으로 전환해야 한다. 부동산이 있다면 임대수익이 가능하도록 재편하고,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등도 활용해 자산가치의 상승을 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현금흐름 창출로 성격을 바꾸어야 한다.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의 비율을 줄여 금융자산화하고 은퇴시점이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시기에 IRP(개인형퇴직연금)와 연금저축 등 연금계좌로 적극적으로 자산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정기적인 인출이 가능하며 10년 이상 나누어 인출하면 이자ž배당 등 수익의 과세를 미뤄주고, 조건에 맞게 인출하면 연금소득세 3.3~5.5%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등 정기적인 생활비로 전환하기에 최적의 수단이다.

기존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이체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에 이어, 주택을 줄여(부부 중 1인 60세 이상, 기준시가 12억원까지)발생한 양도차액 중 1억원까지 연금계좌에 납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연금자산으로 전환하면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IRP와 연금저축계좌에 대한 세제혜택은 올해 세액공제 대상금액이 기존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된 것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들도 이런 연금자산관리 수요의 증가에 맞춰 온라인전용 IRP의 계좌관리 수수료를 면제하는 다이렉트IRP를 출시하고, 연금전문가들을 육성해 전진배치 하는 등 연금자산관리 서비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

◆장수리스크 극복하는 연금자산의 투자

한편으로 은퇴자산은 예측할 수 없는 수명과 물가인상에 대응하는 적절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소위 장수리스크와 인플레이션리스크 극복을 위해서는 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하면서 단순히 나누어 꺼내 쓰는 인출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은퇴자산의 실질가치를 지키고 잔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산배분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자산가치를 올리고 꾸준히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자산으로 운용하면서 보다 체계적인 인출 전략도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돼 누구나 위험성향에 적합한 자산배분 투자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생겨 다행스럽다. 여러 금융사들도 저마다의 자산관리 역량을 발휘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서도 제도의 안착을 위해 수익률을 공시하는 등 은퇴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은퇴시대에 맞춰 공적연금의 개혁 못지 않게 사적연금 분야에서도 정책적, 제도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은퇴자 개인도 변화하는 연금제도와 은퇴자산 운용방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활용 역량을 적극적으로 높여가야만 한다.

수수료 없는 IRP, 수익률 높은 디폴트옵션과 은퇴자산의 연금화 서비스 역량을 종합적으로 갖춘 금융회사를 능동적으로 찾아서 은퇴재무설계와 실행의 파트너로 삼는 지혜가 절실하다.

/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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