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연임이 예상됐던 주요 금융지주 CEO가 속속 용퇴를 선언하면서 새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새롭게 금융그룹을 이끄는 CEO들은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연 금융지주는 물론 남은 임기를 충실히 소화하는 5대 금융지주 CEO의 족적을 되살펴 본다. [편집자주]
“저출산 문제는 금융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이자, 금융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주요 어젠다 중 하나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우리나라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단순 일회성·단발성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결혼·육아부터 실버케어까지 인생 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지원에 금융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이후 폐원 위기에 놓인 어린이집을 후원해 새로 건립하고 산모의 휴식과 영유아 돌봄을 지원하는 특수센터 설립, 신혼부부 웨딩홀 무료 대관, 다자녀 우대상품 출시 등 비금융과 금융을 아우르는 지원을 쏟으며 ‘저출산 극복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약 1500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100호 어린이집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보육 취약 지역에 양질의 공보육 시설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4년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약 1만명의 아동에게 보육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0여명의 보육교사를 포함, 약 5500명에게 직·간접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사업은 함영주 회장이 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총괄 부회장 시절부터 주도해 온 프로젝트다. 함 회장은 부회장 재임 시절은 물론 회장 취임 이후에도 꾸준히 어린이집 개원식에 참석해 안정적인 보육 환경 조성과 격차 해소에 기여한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함 회장 취임 후 하나금융의 저출산 극복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난 4월 임신·출산·육아 친화적 환경 조성과 상생 금융 문화 확산을 위해 가동된 ‘2023 하나(HANA) 인생 여정 지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상생 금융의 범위와 목적을 저출산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문제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다자녀가구를 위한 금융 신상품 출시와 대출금리 감면, 카드 할인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부모와 아이를 위한 돌봄 공간을 전국 각지에 조성하는 등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또한, 하나금융은 300억원을 투자해 365일·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은 어린이집 프로젝트를 보건복지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심야나 교대근무가 필요한 경찰·소방공무원·간호사·자영업 등의 직종에 종사하는 부모들에게 정규 보육 시간 외에도 영유아 돌봄 공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소방공무원·소상공인·다문화·한부모 가정 등의 예비 신혼부부들을 위해 그룹 및 관계사의 6개 공간을 리모델링해 결혼식 장소를 무료로 대관하는 ‘하나 그랜드 홀’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명동 본관에서 첫 번째 결혼식이 열렸으며, 내달까지 서울 여의도와 인천 청라에 그랜드 홀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함 회장은 “개인의 인생 여정 전체를 아우르는 맞춤형 상품 개발과 금융 지원을 통해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진정성 있는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